NGO / 성미산 지킨 주민들의 힘
수정 2003-10-28 00:00
입력 2003-10-28 00:00
‘성미산개발 저지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2년3개월여 동안 끈질기게 투쟁해온 지역주민들의 값진 승리라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다.
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16일 서울시의회 업무보고에서 “인근지역에 위치한 배수지로도 수돗물공급에 지장이 없어 장래 급수수요가 예측되는 상암택지개발 등의 추이에 따라 (성산배수지 건설여부를)최종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기술자문회의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면서 사실상의 사업중단을 선언했다.
서울시는 당초 성미산에 2만 5000t 규모의 배수지를 건설하는 사업계획을 세웠었다.이에 따라 지난 1월 수목 3000여 그루를 베어냈으며 3월에는 추가 벌목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는 주민들과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이후 주민들은 너나없이 ‘성미산지킴이’를 자임하며,산 정상에 텐트를 치고 100일간 항의농성을 전개했다.저지운동을 통해 마포주민 2만 5000여명의 서명을 받아내기도 했다.
‘걱정이다,걱정.성미산을 없앤다니 걱정이다….우리들이 제일 좋아하는 산,마포구에 하나밖에 없는 산….배수지도 아파트도 성미산에 짓지 마세요.성미산엔 절대 안돼요.다른 길을 찾으세요.…’
성미산주변 아이들이 부르는 이 노래에는 성미산 사람들의 애틋한 마음이 녹아 있다.
야트막한 언덕 같은 이 산은 서울 마포구 성산1·2동,망원1·2동,연남동,서교·동교동,합정동 등 성미산을 둘러싸고 있는 마포구 40여만 주민들의 안식처이다.하루평균 1000여명의 주민들이 오가는 정겨운 동네뒷산이기도하다.
본래 마포에는 와우산,노고산,성미산 등 3개의 산이 있었지만 와우산과 노고산은 아파트단지로 개발돼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성미산만 남았다.주민들이 성미산 절대사수작전에 나선 까닭이다.
대책위 김종호 위원장은 “관악구에는 관악산이,도봉구에는 도봉산이 주민들에게 소중하듯이 마포주민에게는 성미산이필요하다.”면서 “그러나 배수지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대책위의 임무가 끝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성미산 전체 3만 3000㎡중 모 대학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2만 6000㎡를 서울시나 마포구가 매입,주민들에게 생태공원으로 돌려줄 때까지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joo@
2003-10-2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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