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사회복지시설 환경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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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9-15 00:00
입력 2003-09-15 00:00
지난여름 언론매체들은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주도하는 ‘사랑의 집짓기 행사’인 해비탯(Habitat)운동을 앞다투어 보도했다.많은 사람들이 이 운동의 취지에 동참해 자녀 혹은 직원들과 함께 노력봉사를 하고,기업들 또한 각종 건축자재나 협찬금을 희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필자는 이 해비탯 운동을 지켜보면서 아쉬움과 씁쓸함을 동시에 느낄 수밖에 없었다.‘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구절까지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참가자들 중 일부는 사진 찍는 일에 너무 열중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과 함께 왜 우리나라에는 우리가 주도하는 주거개선 혹은 사회복지시설 개선 프로그램이 없는가 하는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이런 측면에서 지금의 우리나라 사회봉사활동은 보다 다양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아원이나 양로원을 방문하여 물품을 전달하며 사진이나 찍는 행태에서 벗어나 봉사활동 주체의 특성에 맞게 차별화돼야 하는 것이다.

주변에는 장애인이나 아동,무의탁 노인,각종 질환자,장애인,부랑인 등 소위 사회적 약자들이그들의 고달픈 삶을 의탁하고 있는 각종 사회복지시설들이 많다.이곳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의식주를 제공하고 기본적인 삶을 영위토록 하는 ‘대안가정’이자 안식처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시설은 수도 절대적으로 부족하거니와 시설의 열악함은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울 정도다.그나마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받는 인가시설은 나은 편이지만 미인가시설들은 심각함이 도를 넘어선 경우가 허다하다.대부분 가건물 형태로 환경이 극히 불량하고 비위생적이며 화재 등 재난의 위험이 상존한다.소득 2만달러 시대니,선진국이니 하면서 우리 사회 저변에 이러한 시설을 방치하고 있다는 것은 사회구성원들의 직무유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처럼 열악한 사회복지시설들에 대한 환경개선작업을 사회 구성원 스스로가 해결해 보려는 시도도 훌륭한 형태의 차별화된 사회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한다.기업이나 각종 단체는 기금을 내고,이 분야의 전문가 집단은 시설개선 계획과 사업진행에 자문역할을 수행하며,종업원들은 시설 개선작업에 직접참여하여 노동력을 제공하는 방식이다.이런 프로그램에 의해 형편이 되는 기업들이 복지시설 하나씩만 지원하더라도 단시간 내에 큰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필자의 회사는 매월 마지막 토요일을 ‘봉사의 날’로 정하여 차별화된 사회봉사활동을 실천해 오고 있다.이 날은 외국인을 포함한 전 직원들이 장애인 시설을 중심으로 한 사회복지시설 개선 프로그램에 동참하여 땀을 흘린다.창사 이래 한번도 빠뜨리지 않고 계속되어 온 이 행사를 통해 직원들 대다수는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짐을 느낀다고 한다.

사회봉사활동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다듬고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이 겪고 있는 아픔을 어루만져 줄 수 있어야 한다.사회봉사활동이란 우리가 ‘가진 자’들에 대해 사회적 책무를 다할 것을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또한 사회적 약자들에게 ‘가진 자’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바를 베풀 수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주5일 근무에 대한 논란이 한창인 요즘,쉬는 토요일 중 하루를 ‘사회봉사활동의 날’로 정하여 주변의 불우한 이웃을 찾아보는 캠페인을 펼쳐보면 어떨까.

김 종 훈 한미파슨스 대표
2003-09-1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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