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레슬링 형제 값진 金·銀 “형 잘했어” “아우야 힘내라”
수정 2002-10-04 00:00
입력 2002-10-04 00:00
형 김인섭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동생 정섭(이상 삼성생명)은 은메달에 머물렀다.
김인섭은 3일 양산체육관에서 열린 그레코로만형 66㎏급 결승에서 코보노프 다니아르(키르기스스탄)를 3-1로 눌렀다.98방콕대회 58㎏급에 이은 두번째 아시안게임 제패이자,이번 대회 레슬링 첫 금메달이었다.
김인섭은 지난 1월 체급 개편으로 8㎏이나 많은 66㎏급으로 올리면서 불안감이 없지 않았다.그러나 막상 아시안게임의 뚜껑을 열자 예선부터 화끈한 경기로 이름값을 했다.
이날 금메달로 김인섭은 6년 동안 사귄 끝에 오는 12월1일 화촉을 밝히는 동갑내기 박진유씨에게 값진 결혼 선물을 선사하는 두배의 기쁨을 누렸다.
동생 김정섭은 라커룸에서 형의 경기를 지켜봤다.형의 선전에 자신도 이겨야겠다는 마음이 앞선 탓일까.시작부터 마쓰모토 신고(일본)를 몰아붙여 선취점을 올렸지만,결국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체력이 고갈되면서 3-4로 무릎을 꿇었다.
김정섭은 98년 방콕대회에서 3위를 한 것 말고는 그동안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올들어 밀론트로피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기량이 몰라보게 좋아졌으나,아깝게 정상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조바심을 내며 동생의 경기를 지켜보던 김인섭은 동생의 분패가 안타까운 지공식 인터뷰를 사양했다.동생에게는 “괜찮다.”며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어머니 최위선씨는 “10년 동안 식당을 할 때 부모가 고생한다며 묵묵히 운동에 전념해준 아들들이 대견스러웠다.”면서 “금메달,은메달에 상관 없이 아들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양영진(팬아시아페이퍼)은 그레코로만형 120㎏급 결승전에서 츠루츠미아 게오르기(카자흐스탄)에 0-4로 완패했다.이로써 한국은 이날 레슬링에서금 1,은 2개의 메달을 건져 올렸다.
양산 이기철 이두걸기자 chuli@
2002-10-0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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