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무대를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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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8-17 00:00
입력 2002-08-17 00:00
1년 5개월 전 장관을 끝으로 공직을 떠난 한 인사를 오랜만에 만났다.올해 58세인 그는 장관 퇴임 이후 만난 사람들의 반응을 시간의 경과에 따라 5가지로 분류했다.

“그동안 고생하셨으니 이젠 좀 쉬셔야죠.”→“여전하시네요.”→“이젠뭘 좀 하셔야 할텐데.”→“아직 나이가 있으신데.”→“경륜을 썩히기는 아깝잖아요.”

그는 노는 동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을 바로보는 눈길이 이처럼 달라지더라면서 고위 공직자들이 퇴임 이후에도 일거리를 찾아 악착같이 매달리는 것도 주변의 이같은 시각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아무리 “아무렇지 않다.”고 해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리에서 물러났으면 바통을 이어받은 후학들이 뛰는 모습을 지켜보는 여유를 가져야지,미흡하게 느껴진다고 다시 트랙에 뛰어들어선 안되죠.”

주변에는 마지막까지 ‘무대 전면’만 고집하다 은퇴 시점을 놓쳐 노추(老醜)를 보이는 이들이 많다.그래서 그의 고집이 아름다워 보였다.

우득정 논설위원
2002-08-1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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