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회계부정 뿌리 뽑는다”
수정 2002-08-03 00:00
입력 2002-08-03 00:00
두 사람에게 주어진 혐의는 증권 사기와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허위서류를 제출한 혐의다.그러나 설리번과 마이어스는 각각 1000만달러와 200만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곧바로 풀려났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2일 월드컴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인 만큼 앞으로 체포되는 임원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엄단 의지 확고=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정한 기업인들은 회사 직원들에게 큰 해를 끼치고 투자자들을 기만했다는 점에서 “잡범보다 못한 사람들”이라고 질타한 뒤 “죄값을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기업 회계부정을 엄벌하는 법안에 서명한 지 이틀이 채 안돼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비리 기업인들의 설 땅을 없애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읽힌다.
지난달 24일에는 케이블TV 서비스 회사인 아델피아의 창업주며 대표이사 회장이었던 존 리가스와 그의 두 아들,전직 고위임원 2명이 한꺼번에 체포돼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이번 체포는 또 이들 기업이 파산하기 직전 임원 등이 봉급과 스톡옵션,자사주 매도 등의 수법으로 33억달러(3조 9600억원)를 챙긴 혐의가 언론에 보도돼 조사가 진행중인 것과 맞물려 주목된다.
두 사람은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고 65년까지 감옥살이를 할 가능성이 있다.설리번은 마이어스에게 회사 비용 38억달러를 장부에 기재하지 말도록 지시한 것이 확인됐다.이렇게 함으로써 월드컴은 실제로는 돈을 잃는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에게 흑자를 보고할 수 있었다.회계 부정 액수는 33억달러에 이른다.
◇정치적 의도 없나= 그러나 뉴욕 타임스는 2일 “부시 행정부가 정치적 의도를 갖지 않고 진행시킨 사기 수사가 민주당으로부터의 정치적 비난을 둔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회계부정 스캔들의 진원지였던 에너지 기업 엔론의 어느 임원도 체포되지 않았는데 이제 추문이 드러난 지 한달도 안돼 월드컴 임원들이 체포된 것은 의아스럽다는 것이다.
톰 대슐 민주당 상원의원은 부시 가문과 오랜 인연을 이어온 엔론,딕 체니부통령이 대표로 재직했던 핼리버튼 등이 수사 대상에 오르고 있지 않은 이유를 되물었고 애슈크로프트 장관 역시 기자회견에서 같은 질문에 시달려야 했다.
임병선기자 bsnim@
2002-08-0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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