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경선주자 승부수 진단] 기호② 이상희 과학경제 대통령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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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4-11 00:00
입력 2002-04-11 00:00
한나라당 이상희(李祥羲)의원이 지난 4일 당내 대선후보경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 당 안팎의 반응은 “왜?”였다.모두가 어리둥절해 했다.‘돈키호테’라는 비아냥도 나왔다. 이에 대한 답은 지난 97년 그가 펴낸 ‘21세기 대통령감이 읽어야 할 책’이라는 저서에서 엿볼 수 있다.

◆ 과학경제 대통령론.

미국 과학기술원·공학학술원 등의 정책보고서를 엮어 만든 이 책은 ‘21세기 대통령은 21세기적 사고의 유권자가출산한다’를 부제로 달고 있다.“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론과,“이번 대선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됐다.”는 상황인식,“이런 변화를 이끌기 위해 나서야겠다.”는 정치적결단이 만들어낸 결론인 셈이다.

정치인으로서 그의 키워드는 ‘과학기술’과 ‘미래’다.

‘급진주의’니,‘중도개혁’이니,‘보수연합’이니 하는개념은 그에게 낡은 과거의 가치일 뿐이다.21세기 이념은‘과학’이고,정치성향은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과학기술 발전을 통한 선진국 건설이 ‘과학경제대통령’을 표방한 그의 모토다.

과학기술에 대한 그의 신념은 경력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과학기술처 장관,청와대 과학기술자문위원장,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 등을 지냈고,약학박사와 변리사 자격증도갖고 있다.

그가 주도해 만든 과학기술관련 법안도 전자상거래특별법영재교육진흥법 뇌연구촉진법 등 10여건에 이른다.

그의 비정치적 성향은 주변관리에서도 잘 드러난다.정치인들이 득표수단으로 곧잘 활용하는 결혼식 주례를 지금껏 한차례도 맡지 않았다고 한다.청와대 과학기술자문위원장 당시 큰딸 결혼식은 지구당에조차 알리지 않았고 98년 모친상을 당했을 때는 부고를 내지 않았다.의원회관의 젊은 보좌진이나 지구당 관계자들과 훌쩍 심야극장을 찾는 영화 마니아이기도 하다.

과학기술분야에서의 활약이나 절제된 주변관리와 별개로그의 출마는 여전히 의문을 낳는다.이 후보는 후보등록을위해 기탁금 2억원을 당에 냈다.20년전 제약회사 임원에서물러나며 받은 퇴직금으로 산 땅을 팔아 만든 돈이다.그는“결과는 중요하지 않다.경선은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충분히 알릴 소중한 기회이고,이는 20억원,200억원의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당선보다 참여에 더 의미를 두고 있다는뜻으로도 비쳐진다.하지만 그는 “의미있는 운동이며,국민에게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라며 ‘노무현 바람’과는 또다른 바람을 기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국정운영 능력 전반에 대한 자질 역시 의문부호를 낳는 대목이다.특정분야에 대한 열정과 식견만 갖고 국정전반을 책임지는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에답을 내놓을 과제를 안고 있다.

진경호기자 jade@

■다른 후보가 말하는 이상희.

후보들은 이상희(李祥羲) 후보의 장·단점에 대한 언급을꺼렸다.“장·단점을 이야기할 만큼 이 후보를 잘 알지 못한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그러나 “이 후보는 과학기술입국을 위해 노력하는 정치인이다.”는 데는 의견 일치를보였다.

이 후보측은 그러나 “정치인이 어느 한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가지고 대선 경선에 나서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면서 “사회를 이끌어갈 비전이 부족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 후보의 한 측근은 “할 말이 없다.”면서 “독특하고참신한 아이디어로 과학 입국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는 것은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부영 후보측도 “아는 게 없어 할말이 없다.”면서 “전국구 의원의 한 명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과학 분야에 대해 조예가 깊지만 이 정도의 기술자는 많지 않으냐.”고 반문한 뒤 “기술자와 정치인은 다르다.”고 말했다.

강동형기자 yunbin@
2002-04-1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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