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美 이회창총재 햇볕정책 비판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2-01-26 00:00
입력 2002-01-26 00:00
[워싱턴 진경호 특파원] 미국을 방문중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잇따라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고나서 향후 여야간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이 총재는 지난 23일(한국시간) 헤리티지재단 초청 오찬연설에서 “정부가 성과에 집착,무리하게 햇볕정책을 추진해 국민적 합의가 무너졌고 국민 불안을 증폭시켰을 뿐 아니라 한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비난했다.

이어 25일 브루킹스 연구소를 방문해서는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연내 답방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배석한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답방이 정치적 목적으로이뤄지면 안된다고 했다.”고 전했고,박진(朴振)특보는 “김 위원장이 올해 서울을 답방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말했다.뉘앙스는 다르지만김 위원장의 답방은 정치적으로 이용될 소지가 높고,때문에 연내 답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이 총재의 심중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워싱턴 방문 사흘 동안 체니 부통령과 파월 국무장관,조지프 바이든 미 상원 외교위원장 등 상당수의 정·관계 최고위급 인사들과 회동해 자신의 대북관과 대북정책을 설명했다.미국측 인사들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 다른,야당 총재의 이같은 의견에 상당한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공화당 쪽 인사들은 ‘전략적 포용정책’으로 이름지은 이 총재의 대북정책기조에 공감을 나타냈다는 것이 이 총재 측근의 설명이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금강산관광 지원 결정 등 남북간 교착상태 타개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여권의 입장에서 보면 이 총재의 대북발언은 ‘발목잡기’나 다름없는 셈이다.반면 한나라당은 최근 일련의 대북정책이 ‘대선을 겨냥한 국면전환용’이라는 의구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jade@
2002-01-26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