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한 불교교리 알기쉽게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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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11-09 00:00
입력 2001-11-09 00:00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란 오묘한 법어와 8년동안 눕지도 않고 앉거나 서서만 수행하는 장좌불와(長坐不臥) 등신화적 발자취로 온 국민의 추앙속에 열반에 든 성철스님이 추구한 종교.잊혀질 만하면 각목과 발길질로 거룩한 사찰에서 무협영화 장면을 반복 연출하는 무승(武僧)들의 종교.이 스님들의 양극적인 행위만큼이나 불교는 교리 자체도 이해하기 어렵다.

‘만화로 보는 불교이야기’(전5권·김정빈 글,최병용 그림·책이있는마을 펴냄)는 가까우면서도 다가서기 어려웠던 전통 종교에 대한 의문을 속시원히 풀어주고자 만화형식을 빌어쓴 책이다.

▲불교란 무엇인가▲부처님의 생애▲인물불교사▲불교의근본교리▲장엄한 불교경전의 세계 등 다섯 권의 배열은점증법적 전개로 뒤로 갈수록 수량이 풍부한 우물이다.구도소설 ‘단(丹)’의 작가로 불교성지를 순례하고 미얀마의 ‘찬미에’ 수도원에서 명상지도를 받는등 23년간 내공을 쌓은 저자는 ‘불교’란 거대한 코끼리를 단 몇 획의스케치로 명쾌하게 그려낸다. 선(禪)이란 무엇인가.인도불교의 수행법에서 비롯돼 중국 대승 불교의 핵심교리가 된 선은 진기한 일화와 횡설수설,모순과 당착으로 일반인들에겐 난해의 극을 이룬다.저자는 ‘선은 이데올로기도아니고 신비주의도 아니다’‘개념화를 그치고 직접 대상과 직면하여,다른 어떤 정신작용도 기웃거리지 못하는 상태에서,단지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꿰뚫어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본질을 직접 보면(見性) 큰 깨달음을 이루어 부처가 된다(成佛)’,인식작용 마저 거치지 않는 깨달음.선불교와현대 서구철학의 접점이 생기는 이유가 선명하게 들어온다.

부처님의 수인(手印)과 사물(범종,법고,운판,목어) 등 기본적인 불교지식은 물론 소승불교와 대승불교,중국 한국의고승, 초기 원시경전에서부터 금강경 등 대승경전 이야기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는 입문서인가 하면 조계종 사태는 권력의 예속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대 개혁 운동이었다는 등 저자의 현실인식도 뚜렷이 드러나 있는 책이다.각권 8,000원신연숙기자 yshin@
2001-11-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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