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硏 좌승희원장 ‘정부·민간 역할’ 강연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1-07-12 00:00
입력 2001-07-12 00:00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左承喜)원장은 11일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주최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정부와 민간의 경제적 역할’이란 주제로 강연했다.다음은 좌 원장의 강연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외환·금융위기 이후 우리경제의 개혁과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경제운영에 있어서 정부와 민간의 역할에 대한논쟁도 꾸준히 이어져 왔다.

경제위기의 구조적인 원인 가운데 하나가 그동안 정부의지나친 관치경제·관치금융으로 인해 금융기관·기업 그리고 국민들 모두가 심각한 ‘도덕적 해이’에 빠지게 됐다는 데 있음을 상기한다면,정부의 경제적 역할 자체도 구조조정의 대상이라고 볼 수 있다.

개혁과 구조조정에 있어 정부와 민간의 역할을 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제의 내생변수와 외생변수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이라는 민간부문의 경제주체는 금융제도·정부정책·정치권이 공급하는 법·제도,문화 등 외생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으면서 생존을 위해 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나름대로독특한 행태를 보인다.

따라서 기업의 구조조정은 정부가 외생변수를 잘 개선·관리함으로써 민간의 경쟁력을 자생적으로 높이는 데 있다고 본다.

사려 깊은 정부는 민간영역에 속하는 내생변수는 가능한한 자생적으로 결정되도록 시장에 맡기되,민간경제 활동여건을 조성하는 외생변수를 조절함으로써 민간부문이 효율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앞으로 내생변수에 해당하는 각종 지표에만 신경쓰지 말고,외생변수와 관련된 경제여건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특히 지금 단계에서 경영투명성과 기업지배구조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은강력한 새 제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왕에 형성된 제도를 일관되게 반복적으로 집행하는 게 중요하다.

기업정책의 패러다임도 새롭게 바꿀 필요가 있다.과거 30∼40년 동안 우리나라 경제발전 과정의 특징은 한마디로정부가 기업의 생사여탈권을 갖는 ‘정부가 하느님’인 시대였다.그러나 정부가 기업의 생사를 결정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이제는 정부가 하느님인 시대에서 ‘시장이하느님’인 시대로 바뀌고 있다.



시장에는 많은 하느님들 즉 주주·투자자·채권자인 금융기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소비자가 있다.기업들은 상품시장·금융시장·경영인시장 등 각종 시장으로부터의 감시는물론 사외이사를 포함하는 이사회의 감시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따라서 정부도 기업의 생사여탈권을 가진 것처럼 명령할것이 아니라 ‘시장의 하느님들’을 키워 그들의 기업 감시능력이 활성화되도록 해야 한다.이에 맞춰 정부의 기업정책도 시장경제원리에 맞게 재정립돼야 한다.
2001-07-12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