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항공대란’ 막아야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1-06-09 00:00
입력 2001-06-09 00:00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와 아시아나항공 노조가 오는 12일 동시 파업을 예고함에 따라 사상 초유의 항공대란이 초래되지않을까 우려된다.아시아나항공 노조가 지난 7일 파업 찬반투표를 갖고 파업을 결의한 데 이어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도어제 압도적인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물론 파업에 돌입하기까지 협상을 위한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그렇지만 두 회사 모두 노사간의 시각 차이가 너무 현격한 상황이라서 걱정이 앞선다.

우리는 먼저 어떠한 경우라도 두 항공사의 동시 파업에 따른 항공대란은 막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둔다.두 항공사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하루 매출 손실액은 아시아나항공이 50억원,대한항공이 200억원에 달한다.하루 승객 10만여명의 발이 묶이고 무더기 결항에 따른 국제신인도 하락이 불을 보듯 뻔하다.이에 따른 국가적 손실과 승객 불편은돈으로 따지기 어려울 정도다.가뜩이나 침체의 늪을 헤어나지 못하는 수출시장에도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다.



두 항공사 노조는 임금 인상과 수당 신설을 제의했으나 회사측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구체적인 사항은 노사가 양보해 합의해야 할 일이다.그렇지만 노조측은 항공업의 경우 공공 서비스 성격이 강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기장의 평균 연봉이 1억원을 웃도는데도 무려 50%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국민들의 눈에 어떻게 비춰질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조종사들의 업무가 어렵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회사가 어찌 되든 자기 몫만 요구하는 행위는 누가 보아도 설득력이 없다.

노조측은 회사측이 수용하기 힘든 주장을 내세워 협상을 결렬시킴으로써 결국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참가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겸허히 되새겨 보아야 한다.물론 회사측도 협상을 회피하지 말고 조종사 등 항공사 직원의 후생복지 증진과 원만한 협상 타결을 위해 끝까지 노력해야 할 것이다.민주노총은 승객을 볼모 삼아 항공사 노조를 총파업에 앞세우려 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해야 한다.
2001-06-09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