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헌 ‘12년만에 가요계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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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6-08 00:00
입력 2001-06-08 00:00
9일 오후4시·7시 두차례 서울 메사팝콘 라이브홀에서 콘서트를 여는 이두헌(37).‘새벽기차’‘수요일엔 빨간장미를’‘풍선’같은 히트곡을 남긴 그룹 ‘다섯손가락’의 리더였다.그룹 해체 뒤인 89년 대학로 샘터파랑새극장 공연을 끝으로 무대를 떠났으니 12년만의 컴백인 셈이다.12년만에 내놓은 앨범 타이틀은 ‘이매진’.첫 솔로 앨범이다.종전 분위기를 깔면서 조금씩 색깔이 변한 노래들이 담겼다.지난 6일 같은 장소에서 환영무대 성격의 공연이 있었지만 9일 무대가컴백을 알리는 정통 콘서트다.콘서트 타이틀은 ‘턴 레프트’.변화에의 욕구가 강하게 드러난다.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은 변신을 꿈꾸지 않을까요.다섯손가락 시절 팝록이 주조였다면 새 앨범은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새벽기차’같은 분위기에 다양한 리듬과 조금 더 강한 비트를 넣은 게 다른 점입니다.”94년 미국으로 건너가 버클리 음대와 USC(남가주대)에서 7년간 연주를전공하면서 여러 음악 장르를 만났고 새 앨범으로 소화했다.그래서인지 새 노래들엔 펑크,라틴 모던록,재즈같은 리듬이 드문드문 묻어있다.초등학교시절 한대수의 ‘바람과 나’를 듣고 가수에의 꿈을 키운 인연을 살려 한대수의노래인생을 담은 블루스풍의 ‘한대수’도 들어있다.
“요즘 흔한 386세대니 하는 말들이 왠지 족쇄를 채우는 것같아 싫어요.386세대는 그 세대에 맞는 노래만 해야 하나요.
우리 가요계는 나이에 맞는 장르를 당연시합니다.저만 해도이제 시작인데….”경직된 분위기와,주문에 따라야 하는 방송국 무대가 싫어 그룹 활동 17년간 방송 출연은 단 한차례 뿐이었다.그만큼 자유로운 라이브 무대를 고집했다.지난해 7년만의 귀국에서 받은 가요계에 대한 인상은 여전히 좋지않았다.
“댄스 계열의 장르가 군림하고 있을 뿐 예나 지금이나 별차이가 없어요.예전엔 록이나 포크,트로트가 나름대로 비슷하게 성했는데 지금은 댄스 아니면 발라드로 양분되는 것 같아요.무엇보다 만능 엔터테이너를 요구하는 풍토가 다양성과 질적 성장을 가로막는큰 걸림돌이라고 봅니다.”지난해 가을학기부터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과에 출강하면서 재즈 뮤지션,음반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등 귀국 후 줄곧 바빴다.가끔씩 주변에서 다섯손가락 재결합 여부를 물어오지만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내년초쯤 두번째 솔로앨범을 낼 계획이다.거기엔 굵고 직선적인 록에 힙합도 담을 것이라고 한다.
“다양한 시도를 더 해야 할 시기라고 봅니다.세월이 흐른뒤 ‘이것이다’라는 방향이 잡힐 때 그때 가서 한쪽을 고수할 수도 있겠지요.”김성호기자 kimus@
2001-06-0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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