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동차시대 열린다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2001-05-28 00:00
입력 2001-05-28 00:00
멀게만 느껴졌던 전동차의 완전 국산화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순수 국내기술로 설계·제작한 부품을 장착한 전동차가 외국산 부품으로 이루어진 전동차들의틈바구니에서 기능이나 고장률에서 전혀 뒤지지 않은채 6개월째 정상적으로 운행되고 있다.

이 전동차는 한국철도차량과 현대중공업이 공동으로 설계·제작한 국산 전장품으로 제작돼 지난해 12월부터 6호선에서 영업운행중이다.이에따라 지금까지 값비싼 부품을 수입,제작해왔던 전동차가 국산으로 대체돼 외화절약 및 전동차유지관리 등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국산화 개요 지금까지 수입에 의존하던 열차종합관리제어장치,자동열차제어 및 운전장치,인버터,견인전동기,보조전원장치 등 핵심전장품을 완전 국산화했다.

종합관리제어장치는 운행 및 제동,냉방 등 주요기능을 일괄 제어하는 컴퓨터장치로 인간의 두뇌에 해당한다.자동열차제어 및 운전장치는 수동운전을 완전 자동화한 장치이며인버터는 1,500v의 전압을 전동차 모터를 구동할 수 있도록변화시켜주는 것으로 자동차의 엔진에 해당된다. 한국철도차량 박계서 부장은 “지금까지는 주요 핵심 전장품을 일본·영국 등에서 수입,국내에서 제작한 전동차 차체에 장착해왔다”며 “국산 전장품 사용으로 전동차의 국산화율이 65%에서 95%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나머지 5%는 전기소자,베어링 등 개발능력은 충분하나 채산성 때문에 수입하고 있는 부품들”이라며 “사실상 100% 국산화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운행 결과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국산 전장품을 장착한전동차 1편성(8량)이 6호선에 투입돼 하루 11시간,5차례 왕복운행되고 있다.차량에는 기관사와 함께 개발 기술진 3명이 탑승,운행상황을 상시 체크하고 있다.

도시철도공사 차량처 한재현 과장은 “현재까지 일본 미쓰비시나 미국 알스톰의 전장품을 장착한 전동차에 비해 기능이나 성능면에서 전혀 손색없이 운행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동안 영업에 지장을 주는 고장이 단 한차례도 없었으며영업후 수리해도 되는 잔고장 역시 수입품을 쓴 전동차와별 차이가 없었다.

■운행 경과 처음 운행에 투입할때는 고장에 대한 우려가컸다.특히 도시철도공사측에선 전동차가 고장으로 설 경우쏟아질 비난이 두려워 투입에 매우 소극적이었다는 것.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 관계자는 “수입 전장품을 장착한전동차는 우선 가격이 비싸고 유지보수도 어렵다”며 “게다가 국내기술로 개발된 전동차를 쓰지 않으면 전동차의 완전 국산화가 요원하다는 판단에서 일부 반대를 무릅쓰고 국산 전동차를 운행에 투입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과 한국철도차량은 운행 투입의 대가로 20억원상당의 개발 전장품을 서울시에 기부채납했다.

■기대효과 국산 전장품 가격은 수입품의 약 70% 수준이어서 1편성(8량)당 10억원 가까이 싸다.따라서 앞으로 신설되는 노선이나 노후 전동차를 국산으로 대체할 경우 막대한외화를 절약할 수 있다.

우선 신공항철도나 광주시·대전시의 신규노선,서울지하철1호선의 노후전동차 교체에 본격 투입이 가능하다.

한국철도차량 관계자는 “2003년 완성될 광주시 지하철에투입될 23편성의 전동차에 국산품을 장착하기로 최근 계약했다”고 밝혔다.고장시의 부품 조달이나 수리비용 등 차량의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효과가 크다.지하철건설본부 박영수 차량설비부장은 “외국회사들은 일단 제품을 팔고나면 부품제공이나 기술지원에 소극적이어서 어려움이 많았다”며 “독점으로 부르는게 값일 정도로 바가지도 심했다”고 설명한다.

임창용기자 sdragon@
2001-05-28 2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