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남북한 주변4강] 흔들리는 일본(하)모리모토 교수 문답
수정 2001-04-07 00:00
입력 2001-04-07 00:00
일본의 국가안보 전문가인 모리모토 사토시(森本敏) 다쿠쇼쿠(拓植)대학 국제개발학부 교수는 “북한은 한반도의 새로운 상황에서 중국·러시아와 3각 체제를 형성하든지,한국과의 통일로 가든지 하는 두 갈래의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검정을 둘러싼 파동에 대해서는. 가장 큰 문제는 일본이 스스로 역사를 청산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전후 처리를 볼 때 전승국인 미국에 맡겼을 뿐 일본인스스로 처리하지 않았다.독일은 스스로 처리했다.때문에 이런(교과서 파동 같은) 일들이 일어난다.일본인은 분명히 역사를 인식하고 과거를 청산할 수 있도록 역사를 써야 한다.
■향후 동북아 정세를 전망하면. 부시 미 행정부는 클린턴민주당 정권의 정책을 재검토하고 부정하는 과정을 거쳐 올여름쯤 외교정책의 전모를 드러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새정권이 경제적인 이익추구를 위해 외교나 안보를 이용했던이전 정권과는 달리 안전보장,외교관계를 축으로 해서 미국의 경제이익을 추구할 것이라는 점이다.아시아·태평양 정책도 변화가 불가피한데,대(對) 중국 정책이 가장 중요하다.
부시 행정부는 더 이상 중국을 전략적인 파트너가 아닌 경쟁자로서,잠재적인 라이벌로 보고 있다.이대로 방치하면 큰위협이고 그럴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그래서 분명히대응해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타이완에 이지스함을 팔 것으로 본다.
■미·중 갈등은 한반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텐데. 중국은기본적으로 미국과 대립할 수 없다.경제 때문이다.개혁·개방을 하려면 미국과의 무역은 불가결 조건이다.중국 입장에서 미국은 협조해야 할 파트너이자 전략적 경쟁자이다.중국은 미국의 생각을 충분히 알고 있다.아는 만큼 역설적으로그것을 국내 정치의 구심력으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중국인민들이 현 정권에 불만을 갖고 있는 만큼 전략적으로 미국에 대항한다는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이런 정세 속에서 한반도 문제를 봐야 한다.
■북·미 관계가 급격히 냉각됐는데. 부시 정권에 중요한위협은 대량파괴 무기의 확산과 테러의 위험 등이다.이것을형성하는 나라는 어떤 나라든 예외없이 대항해 간다는 생각으로,이라크 공습이 그 실증이다.
■부시 행정부가 북·미 핵 합의인 제네바 협정을 재검토할 가능성은. 미국은 북한과의 핵 협정은 있지만 미사일 협정은 없다.미사일 개발 억제를 위해 제네바 협정을 수정하거나 새 협의를 진행시키든지 두가지 선택밖에 없다.미국은제네바 협정 개정을 더 선호하지 않을까 한다.
■북한의 위협을 보는 한·미·일 3국의 시각차는. 분명히한·미·일은 온도차는 있다.일본은 배치완료돼 일본 열도를 사정권으로 하고 있는 노동미사일이 가장 큰 위협이다.
대포동미사일의 개발로 하와이나 미 본토로 사거리가 늘어나는 것은 전혀 관계 없다.미국은 대포동이 가장 큰 위협이다.한국은 노동이나 대포동보다는 사거리가 짧은 스커드 미사일이나 장사정포 등이 심각한 문제다.3개국이 위협을 느끼는 인식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똑같이 다루는 것은 무리이다.각각 남북,북·일,북·미간 미사일협의를 해야 할 것이다.포용정책으로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한·미·일 3국이 합의할 수있는 분야에 대해 공통의 어프로치를취해야 하는 것이지,모든 문제에 대해서 공동보조를 취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김 위원장은 5,6월아니면 여름까지는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많은 일본인이 기대하고 있으며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김 위원장은 서울 답방에 아무런 조건을 달지 말아야 한다.그의 방문은 김 대통령에게도 정치적으로 큰 모험이다.
■북·일 수교협상은 언제쯤 재개될 것으로 보는가. 남북관계 진전 때문에 북·일 관계가 진행되지 않는다.북한으로선서둘러 진행시킬 이유가 없다.오히려 김 위원장이 방한할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 북·일관계는 진행될지 모른다.
■남북 관계에 중국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는가. 북한은 대미 관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카드이다.북·미 관계가 잘 되지 않으면 중국의 역할이 커진다.이런 점에서 러시아도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고 싶어 한다.이런 사정으로 미뤄볼 때 2차세계대전 이후의 냉전(cold war)과는 성격이 다른 냉전(cool war)이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전쟁으로까지 이어지는 결정적인 대립은 아니며 힘의 밸런스만을 다투는 비교적 냉각된 그런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그런가운데 남북관계가 진전되면 북한은 두 가지 선택에 맞닥뜨릴 것으로 예상된다.한국과 통일쪽으로 갈지 러시아·중국과 협력해 체제를 유지할지,향후 1∼2년 내에 결정할 것으로 보며 미국도 이런 결정을 압박할 것으로 본다.이쪽(미측) 진영으로 들어오면 받아들이지만 저쪽(중·러측)으로 들어가면 북을 봉쇄하는 그런 냉전의 상태,한반도는 그런 ‘쿨 워’의 장소가 될 것 같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모리모토 사토시 교수는 41년 출생,방위대학·공군 자위대를 거쳐 79년부터 외무성과 주미 일본대사관에서 근무한다채로운 경력을 갖고 있다.92년부터 노무라(野村)종합연구소에서 안전보장,군비관리,방위문제,국제정치 등을 연구하며 게이오(慶應)·주오(中央) 대학의 교수를 겸임했다.다쿠쇼쿠 대학에는 지난해 봄 부임했으며,PHP연구소 수석연구원이기도 하다.저서로는 ‘안전보장론’,‘비약하는 중국과변모하는아시아’,‘위기관리와 일본의 국가전략’ 등이있다.
2001-04-0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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