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러 전략과 우리의 안보
수정 2001-03-02 00:00
입력 2001-03-02 00:00
그러나 우리 정부는 “NMD를 명시적으로 반대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고 미 국무부도 “한국정부가 NMD 문제에 대한 입장을 검토중”이라고 설명하고 있다.한·러 공동성명의ABM조약 관련 표현은 작년 5월 핵확산금지조약(NPT)평가회의와 7월 오키나와 G8정상회의 공동성명에 포함된 내용과 거의같은 것이다.정부는 다음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NMD에 대한 입장을 조속히 정립해야 할 것이다.비록 러시아가 NMD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미사일 숫자를 제한한 ABM조약을 개정하자는 미국의 입장에 반대는 하지만 협상의 여지를 열어 놓고 있고 독일도 기술이전 등의 조건을 내걸고NMD 참여를 타진하는 등 상황이 대화·협상 추세로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미 본토로 공격해 오는 미사일을 막는 NMD체제와 함께 우방과 해외주둔 미군을 미사일로부터 보호하는 전역미사일방어(TMD)체제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을 포함한 우방국들의 참여문제를 당사국들과 협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가상상황으로 하는 이 계획은한국의 지형적 조건이나 막대한 경비 등에 비추어 대단히 신중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군사·외교적으로 민감한 문제에대해 입장을 공개적으로 명시할 필요는 없으며 ‘선의의 무관심’ 정책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NMD나 TMD나 할 것없이 미사일 확산 문제는 협상을 통해 차단하는 장치를 찾는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또 한반도 4강 외교를 추진함에 있어 정부는 균형·실리외교 측면에서 신중히 활로를 개척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01-03-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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