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준의 건강교실] 당뇨병(1)경제적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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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11-08 00:00
입력 2000-11-08 00:00
물론 줄일 것은 줄여야 한다.그러나 각자의 의학적 상황에 맞게 꼼꼼히 살핀 후에 신중히 고쳐나가야 한다.예를 들면 자가 혈당측정의횟수는 혈당 조절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므로 예전에 비해 당 조절이 잘 되고 있다면 전보다 횟수를 줄이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인슐린을 재래 인슐린으로 바꾸는 것은 안된다.인슐린 부작용이 훨씬 늘어나 치료를 하는데 더 큰 경비가 들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이처럼 의학적 지식과 경험에 바탕을 둔 경제적 변화만이 가능하다.오히려 더 줄여야 할 것은 그릇된 낭설에 귀 얇은 이들이 솔깃하여 허비하는 돈이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거의 모든 당뇨병 환자들은 ‘실험기’를 겪는다.실험은 바로 자신의 당뇨를,자신의 귀한 몸을 대상으로 한다.이미 쓸모없다고 판정 난 것들에매달려 ‘혹시 내 경우는 다르지 않을까’하는 몽매함을 실험하기도 하고,듣도 보도 못하던 것에 대한 어처구니없는 신비에 걸려들어 자신의 몸을 희생하기도 한다.
결과는 뻔하다.그렇게 좋은 것이 있다면 담당의사가 왜 권하지 않겠는가.담당의가 그리 신통한 것을 숨길 일이 있겠는가.그렇지가 않기때문에,그럴 수가 없는 엉터리 사기이기에 권하지 않는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답답한 조바심은 실험기에 빠져들게 한다.빠져들어 심신을 상하고,돈을 버리는 것이다.
대개의 당뇨인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실험을 해야겠다면 ‘가능한실험 기간을 줄이라’고 당부하고자 한다.첫째는 자신의 심신을 위해서다.많은 연구 결과들에 의해 정해진 방법을 따르는 것보다 좋은 방안은 없다.둘째는 돈 때문이다.정해진 대로하면 돈이 많이 들 이유가없다.
엉뚱한 실험에 돈을 쏟아 붓는 것만큼 아까운 일이 없다.이 순간,혹시라도 사이비 방법에 돈과 정력을 기울이고 있다면 당장 멈추고 경제적 당뇨 관리를 하자.전문의의 지식과 경험에 따르는 것이 얼핏 생각에는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가장 타당하고 경제적인 관리인 것이다.
유형준 한림대의대 부속 한강성심병원 내과
2000-11-0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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