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화합 강조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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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11-03 00:00
입력 2000-11-03 00:00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일 울산과 부산을 잇따라 방문,지역화합을강조했다. 지난주말 대구·경북(TK)에 이어 부산·경남(PK) 지역 민심과 경제동향을 파악하고 국민화합 동참을 촉구했다.

부산 방문은 지난달 12일 전국체전 개막식 참석 이후 3주 만의 일이나,그 때와 달리 지역갈등 해소를 본격적으로 제기했다.노벨평화상수상 정신을 국정운영 지표에 반영하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김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지역갈등이 갈수록심화되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이날 울산시청 업무보고에서 “정부의 그간 노력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솔직히 실토했다.인사와 예산배정 등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음을고백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지역갈등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정치인과 선정적·상업주의에 편승한 언론인들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역설했다.“국민이 이들을 심판해야 한다”는 촉구는 김 대통령이 이들에게 느끼는 ‘배반감’의 강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부산 센텀시티 기공식 연설에서 “남북이 화합을 시작한 이 때,우리 내부의 단합을 이루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지역주민의 성원과 협조를 구한 데서도 이를 감지할 수 있다.

특히 ‘잘못된 민심이 요구한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가는 것은 정부가 아니다’는 취지의 언급은 과거와 달리 공격적 전략을 택한게 아니냐는 해석마저 나오고 있다.핵심을 비켜가거나,다독거리는 소극적자세에서 벗어나 정면으로 대응,치유하겠다는 의지로 여겨진다.노벨평화상 수상까지 폄하하고 있는 지역간 인식의 차이를 더이상 방치하지 않고 부딪쳐 보겠다는 각오의 피력으로 이해된다.

양승현기자 yangbak@
2000-11-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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