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안정대책 ‘왕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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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9-21 00:00
입력 2000-09-21 00:00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이 ‘땜질 처방’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높다.그나마 반짝효과라도 있던 단기 처방이 이제는 한계를 드러내면서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조짐이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식 및 채권시장이 안정세를 찾았지만 이는 기술적 반등일 따름이지 정부의 대책 발표가 약효를 발휘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12조원 추가 보증=정부는 지난 19일 신용보증기금 등을 통해 12조원의 추가 보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그러나 신보측은 “8월 말 현재 기술신용보증 등과 합쳐 19조7,000억원을 보증,연말 목표액인 31조원까지 약 12조원이 더 남아 있다는 얘기가 와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이미 예정된 보증 물량을 마치 추가 보증하는 것처럼 정부가발표한 것이다.

지난 ‘8·23대책’ 때도 정부는 신보에 대한 보증출연 규모를 2,5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늘리겠다고 했다.그러나 5,000억원은 고사하고 지금껏 1차 출연기금 2,500억원조차 출연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일단 자체 예산으로 보증을 서면 내년에 돈을 주겠다”며신보를달래고 있다.그러다 보니 신보가 보증회사채의 신용등급을 까다롭게 따져 CBO펀드 발행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신보측은 “정부가실제로 돈을 대주면 좀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국책은행이 보증을 설 경우=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정부는 보증기관에 국책은행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보가 보증한도에 문제가 없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보증 여력을 의심하는 시각이 높다”면서 “국책은행이 보증을 설 경우 시장의 신뢰도는 크게 올라가겠지만 결국 은행에 또다른 짐을 떠넘겨 악순환이 초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체금예금을 동원해 10조원의 채권형 펀드를 추가 조성하겠다는 구상에대해서도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장기 비과세상품 검토할만=연말까지 만기도래하는 투기등급 회사채는 6조6,000억원이다.내년 상반기에도 8조6,000억원이 돌아온다.

부실 가능성이 높은 15조원의 회사채를 언제까지 끌고갈 것이냐는의문이 시장에서 대두되고 있다.지금의 위기를 오히려 기회삼아 ‘한계기업은 과감히 버리고 가자’는 목소리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연말까지 만기도래하는 6조7,600억원의 하이일드펀드 및 CBO펀드에대해서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은행만 닥달하지 말고 하루빨리 공적자금을 조성해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한 시중은행 신탁팀장은 “장기 처방이 절실하다”며 “세금으로 시장문제를 푸는 선진국 사례를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즉 3∼5년짜리 주식형펀드에 종합소득세를 물리지 않거나,자금 출처 조사를 면제하자는 주장이다.그러면 시중자금의 극심한 단기화 현상도 바로잡을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안미현기자 hyun@
2000-09-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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