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산상봉/ ‘소망’이룬 柳美英 ‘훗날 기약’張忠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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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8-18 00:00
입력 2000-08-18 00:00
이산가족 상봉단의 남측 단장을 맡은 장충식(張忠植) 대한적십자사총재는 평북 용천이 고향인 이산가족이다.북측 단장 류미영(柳美英)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도 가족이 서울에 살고 있다.이들은 모두 헤어진 가족·친지들을 만나고 싶다는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지 못했다.

이산 방문단이 아니고 그들을 인솔한 ‘공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측 류 단장은 16일 차남 최인국(崔仁國)씨와 막내딸 최순애(崔淳愛)씨 등 친족들과 숙소인 워커힐호텔에서 24년만에 ‘비밀상봉’을 했다.대한적십자사 박기륜(朴基崙)사무총장은 “류 단장의가족 상봉은 본인의 요청에 따라 인도적 입장에서 주선된 것”이라고밝혔다.

류씨는 지난 76년 2남3녀를 서울에 남겨놓은 채 남편 고 최덕신(崔德新)전 외무장관과 미국으로 망명했다가 86년 4월 월북했다.자진 월북자와 남측 가족간의 만남이란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 상봉은 남북관계의 변화를 상징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막내딸 순애씨는 “어머니를 뵙고 아무말도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며 상봉의 감격을 전했다.어머니의 서울 방문 소식을 듣고 여느 이산가족들처럼 며칠째 밤잠도 이루지 못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한번으로 아쉬운 만남은 17일에도 이뤄졌다.

순애씨는 류단장에게 회색 한복 한벌과 아들 안규원(安奎源·24)씨와 대학 졸업식때 찍은 사진을 선물했다.그는 “어머님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뵙지 못하더라도 전해드리고 싶어서 마련해 둔 것”이라며만남을 희망했던 속내를 여실히 드러냈다.

그러나 순애씨는 어머니와의 만남을 이날 오전까지도 극구 부인했다.류단장이 공식 직함을 갖고 서울을 방문한 만큼 사적으로 만난 자리는 숨기고 싶었을 것이란 관측이다.이에 대해 최씨는 또다시 만나지못할 것을 우려해서였다고 해명했다.

반면 평양을 방문중인 장충식 한적 총재는 아직 북측에 거주하고 있는 자신의 사촌형제들을 찾지 않고 있다.장 단장의 고향에는 그의 사촌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기륜 총장은 브리핑에서 “장 단장도 이산가족이지만 상봉하지 못한 수많은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고려해서 상봉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현진기자 jhj@
2000-08-1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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