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제 생명공학이다
수정 2000-02-18 00:00
입력 2000-02-18 00:00
생명과학을 바탕으로 한 산업은 반도체·정보통신에 이어 21세기를 이끌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98년 생명과학 산업 시장규모가 오는 2008년 1,5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의약·농업·에너지·환경 등을 망라한 이 차세대 황금시장을 선점하기 위해다국적 기업들은 90년대 중반부터 생명공학 회사들을 경쟁적으로 사들이고이 분야에 집중투자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각국 및 일본 등은 국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한국의 생명과학 기술 수준은 선진국의 70∼80%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이야기된다.지난해는 복제 송아지 ‘영롱이’를 탄생시켜 생명공학의 선진수준도약이 기대되기도 했다.대기업과 벤처기업의 이 분야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오는 2002년까지 생명과학분야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3%로 올리겠다는 과기부의 계획은 이런 낙관적 현상을 바탕으로 한 듯싶다.그러나 우리 생명과학기술은 외국에서 개발된 기술의 응용측면에서는 앞섰으나 기초 핵심기술에서는 뒤처져 있다는 평가도 있다.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 로슬린 연구소의 국내 특허 출원에 관련학계가 긴장한 것도 그 때문이다.기초가 허약한 생명과학 산업은 막대한 기술사용료(로열티)를 요구한다.흥농종묘를 비롯한 국내 최대 종묘업체들은 식물유전 자원 확보에 나선 외국 생명공학 회사들에이미 팔려 나갔다.
생명과학 육성 정책은 기초기술 확보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후발주자의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인 특이질환이나 체질 또는 미생물 연구 등‘틈새’ 찾기를 통한 기술교환 전략이 필요하다는 과학자들의 주장도 귀담아 들을 만하다.
관련 예산이 너무 빈약한 점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일본은 게놈 연구에만 올해부터 5년간 기존 예산의 두 배인 2조엔을 투자하는데 고작 2,000여억원으로 어떻게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겠는가.단위연구사업 지원과 함께 산·학·연 공동의 큰 그림 아래 거시적 정책 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생명과학 발달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생명경시의 윤리적 문제도 슬기롭게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2000-02-1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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