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與 ‘李대행 발언’여진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0-01-03 00:00
입력 2000-01-03 00:00
지난해 마지막날 야기된 2여(與)간 긴장기류가 새해 벽두에도 가시지 않고있다.파문의 시작은 지난달 31일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의 ‘자민련 비판’발언.격노한 김종필(金鍾泌·JP)국무총리가 새해 첫날 이대행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자민련 마포당사에서 열린 신년단배식자리에서다.

JP는 단배식에 앞서 당직자들과 만나면서 “국민회의 누군가가 허튼 소리를 한 것 같은데,당에서 어떻게 대응을 했느냐”고 김현욱(金顯煜)총장에게 물었다.김총장은 “당에서 성명을 통해 강력 항의했고,이대행도 ‘미안하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보고했다.

그러자 JP는 “잔뜩 불을 질러놓고 미안하다고 하면 다냐”면서 “사과도적당히 말을 빙빙 돌려 하는 것 같다”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돼먹지 않았다”는 등의 초강경 발언까지 이어졌다.

때문에 오는 10일을 전후해 JP가 당에 돌아오면 2여 공조에 균열이 생기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선거구제 협상을 위한 2여간 의견조율에도 부정적 요인이다.

자민련 내에서도강경기류가 고조되고 있다.‘이대행과의 공조·협의를 전면 거부한다’는 공식입장을 고수했다.국민회의에 대한 공세를 단계적으로강화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김현욱총장은 “이대행의 발언은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미안하다.실수했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라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연합공천과 양당의 공조와 위상 등에 있어 분명한 입장정리가 필요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까닭에 일각에서는 이대행의 ‘사퇴론’까지 성급하게 거론되고 있다.그러나 박태준(朴泰俊)총재를 비롯,적지않은 인사들은 “공식사과가 나왔으니 받아주자”는 의견을 피력해 ‘발언파문’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구 천년에 한 얘기를 새 천년까지 끌고 갈 수는 없지 않으냐”면서 “설령 약간의 허물이 있더라도 서로가 덮어주고 감싸안는게 공조를 잘하는 길”이라고 밝혀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김성수기자 ss
2000-01-03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