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환자, 여름철 조심하라
기자
수정 1999-08-03 00:00
입력 1999-08-03 00:00
여름에는 휴가나 더위 때문에 혈당조절이 어려워 당뇨환자에게 어려움이 많다.연세대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내과 이현철교수는 “무더우면 각종 음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고 운동에는 소홀해져 혈당이 쉽게 올라갈 수 있다”면서 “당뇨환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여름에 혈당조절을 어렵게 하는 방해꾼은 의외로 많다.과일과 청량음료는 많은 사람들이 식사와 별개로 생각하고 섭취한다.그만큼 혈당은 올라간다.
다른 계절보다 운동을 덜 하는 것도 혈당을 올리는 주요 원인이다.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리면 혈액 농도가 진해져 혈당이 올라간다.
더위와 수면부족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는 ‘코티솔’과 같은 호르몬 분비를증가시켜 혈당을 올린다.장시간 운전해 피로가 쌓이거나 오랜 여행으로 생활리듬이 깨져도 혈당은 쉽게 올라갈 수 있다.
당뇨환자는 감염에도 주의해야 한다.면역력이 떨어져 감염되기 쉬울 뿐 아니라,사소한 감염도 급성 폐렴 등으로 악화돼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름은 당뇨환자의 ‘적’이지만 준비만 조금 한다면 혈당관리가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
시원한 보리차를 갖고 다니며 갈증을 해소하자.스포츠음료는 체내 흡수속도가 빨라 갈증을 신속하게 없애주지만 열량이 만만치 않으므로 과용하면 안된다.
과일은 먹되 그만큼 다른 식사를 줄여 열량을 조절하자.과일 대신 과일주스에 얼음을 넣어 희석해 마시거나 우유,과일,삶은 팥 등을 이용해 빙수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
냉콩국수나 냉채,무 냉국,겨자채 등은 입맛도 살리고,혈당조절에 도움이 되는 음식들이다.외식때는 식사 성분과 열량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갖고 스스로에게 맞는 메뉴와 양을 정한다.
무가당,무설탕이라고 선전하는 음료수중에는 설탕 대신 과당이나 올리고당이 든 제품이 많아 이 또한 주의해야 한다.휴가때는 식사시간과 활동량이 불규칙해지기 쉬우므로 항상 저혈당 간식을 준비해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자신의 건강상태와 체력수준에 맞게 하면 된다.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박경수교수는 “운동은 소홀해도,과도해도 모두 혈당조절에 좋지 않다”면서 “땀을 많이 흘리지 않도록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진 장소나 실내에서가벼운 운동을 하라”고 당부한다.
휴가를 떠날 때는 평소 복용하는 인슐린이나 경구혈당강하제 등 필요한 약제와 당뇨수첩 등을 꼭 챙기자.당뇨교육을 받아 몸이 아플 때의 적절한 대처방법을 꼭 알아두어 즐거운 휴가에 낭패보는 일이 없도록 하자.
임창용기자 sdragon@
1999-08-03 1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