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과열…혼탁…여자농구‘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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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7-24 00:00
입력 1999-07-24 00:00
지난해 출범한 여자프로농구는 팀수 부족으로 인한 파행 운영,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의 역량 한계,구단의 열의 부족 등 숱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여자농구를 살려야 한다’는 농구계 안팎의 여론 덕에 순항해 왔다.그러나세번째 시즌인 올 여름리그에서도 개선의 기미가 없자 곳곳에서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나친 승부욕과 판정을 둘러싼 시비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 선 느낌.22일 열린 삼성―현대의 대구경기는 이같은 위기감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는 게 중평이다.이 경기에서 심판들은 석연찮은 휘슬을 남발했고 현대 벤치가 5차례나 선수들을 불러 들이고 코트까지 뛰쳐 나왔음에도 단 한차례의 테크니컬 파울도 선언하지 않는 등 ‘상식 이하’의 운영을 되풀이 했다.
연맹은 오는 28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관련자를 징계하겠다고 밝혔으나 근원적인 처방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전문가들은 “여자농구가 몰락한데는 여자농구가 편파판정의 온상으로 비춰진데다 팀 관계자들이 자리보전을 위해 승패에만 집착한 탓이 크다”며 “프로화 이후 혁신적인 변화를 기대했으나 연맹이 자질이 모자라는 심판들을 대거 기용한데다 구단과 팀 관계자들의 의식에 변화가 없어 고질적인 병폐가재연될 조짐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여자농구가 심판진 등 리그를 제대로 치를 수 있는 토대와 구단의 입맞에맞는 비전을 하루 빨리 내놓지 않으면 ‘무늬만 프로’라는 비아냥을 면하기어려울 것 같다.
오병남기자 ob
1999-07-2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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