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공직사회 빗나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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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3-09 00:00
입력 1999-03-09 00:00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공직자들의 관심은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그러나그들의 주된 관심은 ‘채용제도 개선’ ‘사전적 부패방지 시스템 구축’ 등 운용 시스템 개선보다 어느 부처를 통폐합하고 어느 기능이 어디로 가는가하는 ‘조직개편안’에 더 많이 쏠려 있었다.일부 공무원들은 부처의 생존을 가늠해 보고 오라는 ‘윗분’의 지시로 참석했다면서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그들로부터 탐지되는 분위기는 ‘철밥통’ 지키기,부처 이기주의 등이었다.
정부가 4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경영진단을 하게 된 것은 어떻게 하면 국민들에게 질 좋은 행정서비스를 할 수 있는가라는 데서 출발했다.운영 시스템을 개선,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만들자는 취지였다.
이를 의식한 듯 陳념기획예산위원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이번 개편은 ‘정부는 공무원을 위한 정부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부가 돼야 한다’는 원칙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吳錫泓경영진단조정위원장도 “성과관리제 도입이나,복식부기제 실시 등 획기적인 안(案)들이 제시됐으나 관심은 부처 통폐합과 같은 조직개편에만 쏠려 있다”고 비판했다.
공직자들이 소속 부처의 운명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하지만국민들은 이미 20∼30%를 넘나드는 감축의 고통을 온 몸으로 겪고 있다.고통의 원인제공에 일조한 공무원들이 예산권이나 무슨 무슨 권한을 놓고 자기들만 살겠다는 모습이 갈채를 받을 리 없다.
공무원들을 상대로 한 공청회가 이처럼 성황을 이루기는 흔치 않은 일이다.
공직자들이 이날 공청회에서 보여준 관심의 일부만이라도 ‘이번 개편 작업이 정부조직을 어떻게 개편하고 운용해야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할 수 있느냐는 데 있다’는 점에 돌린다면 국민들이 느끼는 고통이 조금은 덜어지지않을까.물론 이같은 말은 앞으로 개편안을 다룰 정치인들에게도 해당될 터이다.
홍성추 행정뉴스팀 차장sch8@
1999-03-0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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