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 중도상환 수수료 부과” 말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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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3-05 00:00
입력 1999-03-05 00:00
은행들이 대출금을 만기 이전에 미리 갚는 고객에게 ‘벌칙성’ 수수료를물릴 방침이어서 은행부실을 고객에게 고스란히 떠넘기려는 것이 아니냐는비판이 나오고 있다.은행들이 시장금리의 오르내림에 따라 대출금리를 탄력적으로 조정하지 않고 고(高)금리 부담을 덜기 위해 대출금을 미리 갚는 선량한 고객들을 골탕먹이려는 처사라는 지적이다.

▒4월부터 중도상환 수수료 물릴 듯 은행권은 모든 종류의 대출금을 만기 전에 갚을 경우 벌칙성 수수료를 물게 하는 방안을 강행할 태세다.하나은행은이런 내용을 담은 대출약관 개정안을 금융감독원에 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금감원 관계자는 “금리변동에 따른 위험(리스크)은 은행과 고객 모두 떠안고 있다”며 “리스크를 처리하는 방법으로 은행들이 대출금 중도상환에 따른 수수료를 부과하려는 것은 별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본다”고 말해 하나은행이 낸 약관 개정안을 승인해 줄 것임을 시사했다.

하나은행을 필두로,그동안 눈치를 보고 있던 다른 은행도 앞다퉈 대출약관을 고칠 것으로 보인다.은행들은 전산준비 작업을 거쳐 다음달부터는 대출중도상환 수수료제를 시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이는 최근 금리인하 기조가이어지면서 외환위기 직후 고금리로 대출받은 고객들이 중도상환을 많이 하자,그에 따른 수지악화를 보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문제점 은행권의 대출상품 중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비율은 5%,변동금리는95% 정도다.고정금리는 대출받을 때 1년간 금리를 미리 정해 만기 때까지 적용하는 것이며,변동금리는 월 또는 분기별로 시장금리의 변동을 반영해 대출금리를 조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은행들은 설령 변동금리로 대출해 줬다고 해도 시장금리가 뛰면 대출금리는 그에 맞춰 높이기 일쑤인 반면,시장금리가 내리더라도 대출금리를 떨어뜨리는 데는 인색하다.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일단 대출받으면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손해를 더 보게 돼있다.

따라서 대출금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게 하는 제도가 시행되려면 선진국처럼 은행들이 시장금리를 주기적으로 반영해 대출금리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는 지적이다.吳承鎬 osh@
1999-03-0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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