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빅딜 ‘산 너머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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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10-10 00:00
입력 1998-10-10 00:00
외부 평가기관의 실사로 반도체사업의 경영권을 가리기로 합의한 현대와 LG가 평가과정에서부터 각자 의견을 고집,판정을 지지부진 끌고 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단계마다 한 쪽이 편파성을 시비로 ‘딴지’를 걸 경우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는 게 이번 실사의 속성이다. 특히 당사자조차 “넘어야 할 산은 많은 데 비해 한달 반이라는 시간은 벅찬 감이 있다”고 말할 정도여서 자칫 하다간 판정 시한인 11월말을 은근슬쩍 넘길 우려마저 있다.
우선 평가기관을 고르는 일부터가 난관이다.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쪽을 고집할 게 분명하다. 평가항목을 정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기술력 재무구조 자구노력 등 여러가지 항목 가운데 자사가 우위에 있는 쪽을 더 많이 넣으려고 사력을 다할 게 뻔하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항목별 가중치. 우세를 보인 항목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어느 항목에 비중을 더 두느냐에 따라 대세가 일거에 뒤바뀔수 있다. 따라서 쌍방이 이 과정을 마지막 승부처로 보고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을 경우 결론 도출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우여곡절 끝에 한 쪽의 손이 올라간다해도 나머지 한 쪽이 승복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판정과정에서의 공정성을 시비로 합의각서를 이행치 않을 경우 제재할 법적 강제력이 없다는 얘기다.<金相淵 기자 carlos@seoul.co.kr>
1998-10-1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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