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탈출 위한‘치고 빠지기’/북한 인공위성 발사 주장 왜 나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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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9-05 00:00
입력 1998-09-05 00:00
◎미사일 발사 제재 일단 피해가기/북 국제신용도 곤두박질 불보듯

‘우리가 쏜 것은 미사일이 아니라 인공위성이었다’ 북한이 4일 발표한 외교부대변인 담화의 요지다.

이로 인해 ‘북한 미사일 쇼크’에 빠져 있던 관련 당사국들이 한때 진위를 파악하느라 법석을 떨어야 했다.한·미·일 3국은 지난달 31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발표한 탓이다.

그러나 북한의 이 주장은 국제적 제재를 피하려는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5일 상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국방부의 한 관리는 “미국정부는 북한이 쏘아올린 발사체가 미사일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면서 “빠른 시간안에 이같은 사실을 발표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한 당국자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로 코너에 몰리자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도 상정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측이 북한이 함북지역에서 발사체에 연료를 주입하는 순간부터 철저히 감시했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일본측도 북한이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인공위성 발사 능력을 갖고 있다는데 회의를 표시했다.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 카드’에 대한 주변국들의 인내력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미사일을 발사해 놓고 이를 부인하는 교란술까지 병행,치고빠지는 장기전을 예고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재로선 이를 100% 단언키 어렵지만 북한의 인공위성 주장이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물론 사기극임이 금방 드러난다면 북한의 국제신용도는 바닥으로 곤두박질 칠 수 밖에 없다.

다만 미사일 발사로 인한 파장이 예상 이상으로 크자 북한당국도 반전 카드를 모색해온 것으로 보인다.대변인 담화도 그 일환인 셈이다.

북한이 발표한 인공위성의 발사지점이나 궤적이 미국이 추적한 미사일의 그것과 일치하는 데서도 그같은 느낌이 짙어진다.

북한 중앙방송은 “운반로켓은 ‘3계단’으로 되어 있다”면서 “1계단은 발사후 발사장으로부터 253㎞ 떨어진 동해상에 떨어지고,2계단은 1,646㎞ 지점인 태평양 공해상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종 탄착점은 태평양에서 미사일 탄두를 찾고 있는 미·일의 첩보와 다르다.북한은 “마지막 3계단이 분리된후 27초만에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켰다”고 주장했다.<具本永 기자 kby7@seoul.co.kr>
1998-09-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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