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가 장수비결이라 했거니(박갑천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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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6-29 00:00
입력 1998-06-29 00:00
사람의 자연스런 수명은 1백20세∼1백50세쯤 된다고 한다.한데 1백세도 못 살고 죽는 까닭이 무엇인가.자연을 거스르는데다가 마음욕심 몸욕심에 사로 잡혀 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얼마전 미국노인의학연구소가 내놓은 연구보고서도 그런 맥락의 결론을 내고 있어서 주목을 끌게한다.긍정적 사고와 종교적 신앙심 그리고 남을 사랑하며 그느르는 알심이 장수의 조건으로 된다지 않았던가.이는 바로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뜻이다.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욕망을 털고 심성을 늡늡하게 편안하게 하는 것으로 요약된다.그같은 마음바탕에는 질환이 범접 못한다.중병에 걸린 사람이 진심으로 종교에 귀의하면서 병마를 물리쳤다는 얘기들도 그걸 설명해 준다.

<노자>에 대해서는 허황된 선소리로 받아들이는 축들이 없지않다.그러나 함부로 손사랫짓칠일이 아니라 깊은 뜻을 헤아려 볼줄도 알아야겠다.가령 그 7장을 보자.“하늘도 영원하고 땅도 영원하거니와 그것이 영원할 수 있는 까닭은 스스로의 뜻으로 살지않기 때문이다.그러므로 성인은 몸을 뒤에 두어도 몸이앞에 나서게되고 몸을 버려도 몸이 살아남게 되는데 이는 사심이 없어서 그렇다.”성인은 하늘과 땅의 이치를 본받아 스스로를 이루면서도 스스로를 버릴줄 안다는 뜻이리라.그러는 마음은 끝없이 화평스러운 것. 그럴때 오래살고자 몸부림치지 않아도 오래 살게 돼있다.

<홍길동전>의 許筠이 쓴 글가운데 신선이 되려다 실패했다는 南官斗란 사람 얘기가 있다.부안(扶安)에 살고있는 허균을 찾아왔을때의 그 사람 나이는 여든셋이었는데 마흔예닐곱으로 보였다는 것이다.너무 서둘렀기에 신선이 못된 그는 허균에게 이렇게 말한다.“남몰래 몹쓸짓 하지말며 귀신이 없다고 야살떨지도 말라.착한일로 덕을쌓고 욕심을 끊으면서 마음을 단련하라.그렇게 근사모으면 곧 상선(上仙)을 이룰 수 있으며 멀잖아 난(鸞)과학이 내려와서 맞이하리라.”표현이 달라 그렇지 앞서의 노인의학연구소 보고서 내용과 뜻은 같다.

말이쉽지 이승을 사는 사람치고 크고 작은 심신의 욕망 털어내며 마음을 비운다는 일이 어디 간단하던가.그점에서 첨단과학의 발전에나 기댈밖에 없는것이 현대인의 장수 아닐까 싶다.하지만 장수도 장수나름.마음을 비워 질병없이 천수를 다하고 하직하는 것과 포삭한 몸 골골거리며 병원 신세지는 장수와는 그 보법이 다르지 않겠는가.<칼럼니스트>
1998-06-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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