貞洞극장/李世基 社賓 논설위원(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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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4-04 00:00
입력 1998-04-04 00:00
정동극장이 내놓은 문화상품은 장구춤 판소리 검무 승무 판굿등 전통예술로 지난 3월까지 9개월 동안 총76회 공연에 8천600명의 외국관광객을 유치,미화 7만7천달러를 벌어들였다. 동숭동의 소극장들이 연일 문을 닫거나 공연을 연기하는데 비하면 대단한 성과가 아닐수 없다. 지난해의 경험을 살려 올해는 20만달러의 수익을 올릴 계획이라니 한층 기대된다. 아무리 어려움이 산적한 국제통화기금(IMF)시대라곤 하지만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마케팅전략만 있으면 얼마든지 외화난을 타개할 길이있다는 교훈을 주기도 한다.
일본에 가면 1년내내 ‘노오(能)’며 ‘닝교조루리’‘가부키(歌舞伎)’등을 공연하는 국립극장과 군소극장들이 있듯이 한국에 오면 우리 문화를 확실히 접할 수 있는 상설 전통예술공연장이 있다는 것은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국악원의 우면당소극장이 있긴 하지만 관광객 유치보다 국악과 한국무용가들의 정기공연 내지 소규모 발표의 장에 머물고 있다.
봄이 무르익는 화창한 계절에 덕수궁 돌담길을 끼고 돌아서면 보도에 서있는 오래된 회화나무며 정동교회 건물, 예원학교와 미국대사관등 도심 한복판이건만 비교적 한적한 것도 이 거리만의 정취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 삼도설장구며 삼도풍물 천년만세를 감상하는 것도 마음을 살찌우는 일이다. 한푼이라도 달러가 아쉬운 요즘 정동극장이 전통예술로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국인들의 가슴에 한국의 아름다움과 감동을 심어주는 것도 달러 못지않게 값지다는 생각이다.
1998-04-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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