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보호 중국협력 긴요(사설)
수정 1996-12-07 00:00
입력 1996-12-07 00:00
이 겨울에 압록강과 두만강이 얼어붙으면 먹을 것과 자유를 찾아 중국땅으로 넘어오는 북한주민의 행렬이 꼬리를 물지 모른다.특히 한국 귀순경유지로 이용되는 영국령 홍콩이 내년에 중국으로 귀속되면 귀순길이 좁아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이 겨울의 탈북사태를 더욱 재촉할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
북한 일반주민 사이에서 탈북사태가 일어난다면 이번 김경호씨 일가족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일 것이다.대부분의 북한주민은 김씨 경우와는 달리 그들을 재정적으로 도울 외부후원자를 가지고 있지 않다.그들은 김씨일가처럼 국경경비원을 매수할 돈도,중국대륙을 거쳐 홍콩으로 밀항할 돈도 없다.다만 목숨을 걸고 굶주림의 땅을 탈출해야 하며,탈출한 뒤에도 북한요원의 납치·살해위협에 시달리면서 중국땅에 은신하거나 주저앉는 수밖에 없다.
현재로선 휴전선을 통한 북한주민의 대량탈북사태는 예상하기 힘들다.북한체제가 붕괴되지 않는 한 수십만의 무장병력으로 장벽을 쌓은 군사분계선을 맨손의 민간인이 돌파해 월남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그렇다면 비록 가상적이라고 하더라도 현단계에서 탈북자대책의 초점은 북한과 접경한 중국쪽에 모아져야 마땅하다.
정부는 중국이 북한탈출주민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보호하고 그들의 희망에 따라 망명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중국당국의 협조를 구하는 사전외교적 노력을 중시해야 할 것이다.
1996-12-0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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