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두희씨 살해 박기서씨 일문일답/박기서씨는 누구
기자
수정 1996-10-24 00:00
입력 1996-10-24 00:00
박기서씨는 이날 하오 7시10분쯤 부천 심곡본동 성당에서 고해성사를 마치고 경찰에 자수한 뒤 『안두희씨를 왜 살해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의는 살아 있습니다』라고 대답하기도.
박씨와의 일문일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살해 동기는 무었인가.
평소 김구 선생을 존경했기 때문에 정의감에서 안두희를 살해했다.
▲어떻게 범행했나.
새벽 4시30분쯤 등산복 차림으로 집을 나와 택시로 1주일전에 사전답사한 안씨 집으로 가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다 상오 11시30분쯤 안씨 부인이 문을 열자,장난감 권총으로 위협한 뒤 미리 준비해 간 몽둥이로 살해했다.
▲범행 후에는 어떻게 했는가.
택시를 타고 제물포역으로 간 뒤 지하도에 장난감 권총을 버리고 전철을 타고 송내역에서 내려 평소 다니던 도당동 집 근처 성당에 갔으나 신부가 없어 심곡본동 성당으로 갔다.
▲성당에는 왜 갔나.
고해성사를 한 뒤 자수하기위해서였다.
▲현재 심정은 어떠한가.
마음은 떨리나 어려운 일을 했다고 생각해 당당하다.
▲언제부터 안씨를 살해할 마음을 갖게 됐나.
지난 6월20일 백범 추모식에 참가한 이후다.백범일지와 권중희씨 저서를 읽으면서 결심이 더욱 굳어졌다.
▲권씨의 사주는 없었나.
전혀 없었다.혼자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했다.권씨는 오히려 역사의 심판에 맡기자며 살해를 만류했다.
▲안씨가 죽으면서 무슨 말을 했는가.
무슨 말을 하긴 한 것 같은데 알아들을 수 없었다.〈인천=김학준 기자〉
◎박기서씨는 누구/독실한 카톨릭신자… “안씨 처단” 자주 말해
백범 김구 선생 암살범 안두희씨를 살해한 박기서씨는 부천 소사여객 운전기사로 일해온 독실한 카톨릭 신자로 알려졌다.
박씨는 전북 정읍이 고향이며 그곳에서 S중학교를 졸업한 뒤 22년간 택시·승용차·트럭을 운전하다 95년 7월 소사여객에 입사했다.
부인 원모씨,고교·중학교에 다니는 두딸,초등학교 1년생인 아들과 함께 박씨는 월 1백20여만원의 봉급으로 생활해 왔다.
박씨는 평소 동료들에게 김구선생이나 안두희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으나 같은 아파트에 사는 김모씨(40)에겐 『나는 김구 선생의 휘호를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씨는 지난 8월초 권중희씨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이 쓴 「역사의 심판에는 시효가 없다」는 책을 읽고 깊은 감명을 느꼈다』며 만나줄 것을 요구,권씨 집 등에서 서너차례 만나 『나이든 사람도 민족 반역자 처단에 앞서는데 젊은 사람으로 부끄럽다.안두희를 죽이겠다』고 말해왔다는 것이다.
이때마다 권씨는 박씨에게 『케네디를 암살한 오스왈드를 죽이는 바람에 역사의 진실을 밝힐 수 없었다.안두희를 살려두고 진실을 말하도록 해야한다』며 달래왔다.〈인천=김학준 기자〉
1996-10-24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