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도시 워싱턴에 뮤지컬 “선풍”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1996-07-03 00:00
입력 1996-07-03 00:00
◎「미녀와 야수」 등 브로드웨이작 3편 진출/내년봄 공연 「팬텀 오브 오페라」 예매 시작… 열기 돋워/다이애나 로스 등 왕년의 톱가수 무대도 잇달아

정치도시 워싱턴이 문화도시로의 탈바꿈이 한창이다.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대거 진출은 물론 잇달아 톱가수들의 리사이틀 무대가 마련돼 자칫 딱딱한 정쟁으로 더욱 무더워지기 쉬운 워싱턴의 여름밤을 시원한 문화의 향기로 식혀주고 있다.

현재 워싱턴에서 상연되고 있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미녀와 야수」「팬태스틱스」「42번 스트리트」등 모두 3편이다.6월초 케네디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개막된 「미녀와 야수」는 디즈니사의 원작을 극화한 것으로 환상적인 무대장치는 물론 출연진들의 분장에만 1∼2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정성을 쏟은 작품으로 개막초기부터 만석을 이루는 대성황을 이루고 있다.

개막 36주년을 맞아 워싱턴에 진출한 「팬태스틱스」는 링컨대통령 저격의 역사적 장소인 포드극장에서 공연돼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이 뮤지컬은 1960년 5월 소규모 뮤지컬로 뉴욕 맨해튼 설리번가의 플레이하우스에서 초연된 이래 같은 장소에서 최장공연의 기록을 갖고 있다.

미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도 불리는 이 극이 공연되는 무대 오른편 위에는 링컨대통령이 관람중 총을 맞았던 자리가 그대로 보존돼 있어 주제곡인 「트라이 투 리멤버」(기억해 보세요)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워너극장에서 공연된 「42번 스트리트」는 60년대 6천회 이상의 공연을 기록했던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고전으로 화려한 의상과 춤으로 이뤄져 전형적인 아메리칸 뮤지컬을 선호하는 장년층들을 설레게 했다.지난 봄 대표적인 브로드웨이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공연으로 시작된 워싱턴의 뮤지컬 열기는 최근 내년 봄 공연될 「팬텀 오브 오페라」의 좌석예매가 벌써부터 시작되는 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폴 앵카의 공연에서는 2천만장의 디스크가 팔려 세계신기록을 세운 「다이애나」로 시작되어 「마이 웨이」에 이르는 그의 히트곡들이 울려 나올때마다 중노년층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열광했다.지난해 사망한설립자 캐서린 쇼우스여사의 1백회 생일을 맞아 마련된 25주년 기념 갈라쇼에는 요란한 박자의 리듬 앤 블루스 음악인 모타운의 대가 다이애나 로스가 출연,관객을 휘어잡았다.그녀는 90분동안 「베이비 러브」「미싱 유」「엔들리스 러브」등 70·80년대의 히트곡들을 선사하며 가수인생 30년의 역량을 마음껏 펼쳐보였다.

한편 이같은 과거 인기가수들의 흥행에 힘입어 오는 10월1일에는 닐 다이아몬드의 공연이 계획되고 있기도 하다.유에스에어 체육관을 빌려 개최되는 이 대형공연은 예매를 시작한 첫날부터 예매처마다 장사진을 이룰 정도로 큰 반향을 불러오고 있다.〈워싱턴=나윤도 특파원〉
1996-07-03 1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