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경제 어떻게 되나­정부계획에 담긴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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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7-03 00:00
입력 1996-07-03 00:00
◎경제 「고비용 저능률」 개선 역점/중장기 시각서 고임금체제 개편/무역외수지 대책 다각적 보완을

정부가 확정한 올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은 「고비용저능률」이라는 허약한 경제체질를 개선,물가불안과 경상수지적자를 해소하겠다는 데 특징이 있다.현재 겪고 있는 경제의 어려움을 체질개선을 통해 근원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정부의지가 담겨 있다.

정부는 3대거시경제지표중 성장과 물가는 당초 설정한대로 7∼7.5%와 4.5%선에서 유지키로 했다.그러나 경상수지적자폭은 당초목표치(50억∼60억달러)의 갑절인 1백10억∼1백20억달러로 대폭 수정함으로써 세 마리 토끼중 한 마리는 이미 놓친 셈이 됐다.

정부가 담배와 유류에 대한 교육세 부과 등으로 향후 물가관리에 어려움이 많음에도 당초목표를 고수키로 한 것은 심리적 영향을 감안한 조치다.지금 추세로 미뤄 연간 물가상승률이 4.5%를 약간 웃돌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렇다고 미리부터 겁을 먹고 관리목표를 높여놓을 경우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물가안정에 정책의 최우선순위가있음을 재삼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물가안정과 함께 고비용저능률이라는 경제체질의 개선에 하반기 경제운용의 역점을 두기로 한 것은 경제 어려움을 중장기적 시각에서 풀어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라웅배부총리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우리경제가 어려운 근본원인은 고비용·저능률구조에 있다』며 『향후 2∼3년간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는 각종 대책을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노동시장의 경직성에서 파생되는 고임금이 물가불안과 성장저해,경상수지의 악화를 가져오는 요인이라는 게 재경원의 진단이다.

따라서 재경원은 그동안 흐지부지돼온 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변형근로시간제 등 첨예한 노동관련제도의 도입을 위해 정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나 부총리도 이에 대해 『앞으로 노사관계위원회에 재경원의 이같은 입장을 강하게 전달하겠다』고 밝혀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

주요선진국의 경우 경쟁력강화를 위해 노동시장의 규제완화는 물론 근로자의 복지수준도 축소하는 추세라는 점을 재경원은 강조한다.

그러나정부가 마련한 경상수지대책은 수출산업의 기반확충에 중점을 두고 있어 경상수지적자를 개선하는 데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지난 5월까지의 경상수지적자액 81억1천만달러중 여행수지 등 무역외수지와 로열티 지급과 같은 이전수지적자가 절반에 가까운 34억2천만달러나 되는 점을 볼 때 정부가 무역외수지개선에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오승호 기자〉

◎김 대통령의 인식과 처방/“경제상황 어렵지만 위기 아니다”/정부·기업·근로자 협력땐 전화위복 계기/「복지축소」 세계적 추세 타산지석 삼아야

2일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나타난 경제상황에 대한 김영삼 대통령의 인식은 「어렵긴 하지만 위기라고까지 할 수는 없다」로 요약된다.「다소의 어려움은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들어 국제수지적자가 예상보다 늘어나고 있는 것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져서가 아니고 우리의 수출 주력상품인 반도체등의 가격하락 때문』이라고 밝혔다.국제시장의 가격구조에 의해 생긴 일이지 정부정책이 잘못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각이 잘못한 게 있다면 국제경제상황을 보다 정확히 예측하지 못한 것,그리고 국민에게 정확한 설명 및 홍보를 하지 못한 점』이라고 지적했다.이제부터 제대로 예측하고 국민의 협조를 구한다면 경제가 제 궤도를 찾으리란 기대감을 피력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모두에게 경각심을 촉구했다.근로자·기업·정부·국민 등 경제주체에게 「대의를 위한 희생과 노력」을 요구했다.

김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4대과제로 노사관계안정,기업경영혁신,일부 국민의 과소비풍조개선,정부의 생산성제고를 꼽았다.

김대통령은 선진국 독일의 예를 들었다.『독일 콜총리는 최근 국가경쟁력강화를 위해 공공부분에서 2년간 임금동결과 복지혜택축소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세계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현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의 경제난은 충분히 극복 가능한 과제」라는 김대통령의 생각이 밝혀짐으로써 현내각의 경제팀이 가까운 시일 안에 경질될 여지는 적어졌다.특히 박재윤 통산부장관이 해외출장중 일정을 앞당겨 귀국하는 바람에 불거진 「경제각료개각설」은 잦아들 것 같다.김대통령은 이날 『장관들은 모든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경제부총리와 긴밀히 협의해 확정발표하라』면서 『경제팀 모두는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과 국가를 위해 봉사한다는 자세를 다시한번 가다듬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이목희 기자〉
1996-07-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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