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성급한 대선공약/진경호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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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10-07 00:00
입력 1995-10-07 00:00
그런데 이날 김총재의 연설은 그 내용에 있어서 여느 때보다 강하게 시선을 끌어 당겼다.『김영삼 정권의 실정으로 인해 국정전반에 좌절과 파탄이 오고 있다』는 극단적 정국진단은 옳고 그름을 떠나 야당 총재로서 으레 하는 얘기로 치부할 수 있는 대목이랄 수 있다.그보다 이날 연설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연설 대부분을 할애해 제시한 「새정치국민회의가 한국을 세계일류국가로 만들 방안」이다.
먼저 김총재는 창당목적을국민회의를 세계일류정당으로 만들고 국민회의를 통해 우리나라를 세계일류국가로 만들자는 것이라고 밝혔다.각론에서는 『국민투표제 실시로 참여의 정치를 실현하겠다』,『중소기업부를 신설해 중소기업의 금융·기술개발·인력난 해소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소외계층에 대한 재분배에 힘쓰고,공존공영의 환경정책을 실천하고,문화선진국을 만드는 데 최대역점을 두며,농축수산물이 제값 받는 유통구조를 확립하고,군에 대한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3단계통일방안을 통해 2000년까지 남북연합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 집권을 전제로 한 「공약」이나 다름 없었다.지난주말에는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 뜻이 확인된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아 대통령선거 출마의사를 밝히더니 일주일만에 「공약」까지 나온 셈이다.
김총재의 무엇엔가 쫓기듯 성급한 대권에의 행보를 보는 듯하다.앞으로 2년여 남은 97년말 대통령선거 때까지 제1야당 총재로서 국정에 어떻게 대처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먼저 밝히는 것이 순서가 아니었을까.「국민의 뜻」보다 너무 앞서가고 있지 않느냐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1995-10-0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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