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아직 국가관리 필요하다”/신동식 논설위원(서울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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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8-09 00:00
입력 1995-08-09 00:00
세계보건기구(WHO)가 전세계에 결핵 비상사태를 선포해 놓고 있다. 다가오는 10년 안에 결핵으로 3천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결핵 만연에 대처하기 위한 긴급조치를 각국에 촉구했다.

○전세계가 결핵 비상사태

당장 필요한 조치로 재정지원과 결핵치료체계를 수립할수 있는 정부나 협회 관련단체의 책임있는 행동개시를 명했다. 세계에 새로운 결핵퇴치 전략이 도입되지 않으면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가 오는 20 05년에는 현재의 연간 3백만명에서 4백만명선으로 늘어나고 결핵균 감염자가 20억을 넘을 것이란 경고도 올들어 추가했다. 2년전의 결핵비상 선포가 계속 유효함을 알리며 현재 보건문제 우선순위에서 뒤져있는 결핵에 대해 새롭게 경각심을 갖고 대처할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WHO는 미국을 비롯한 영국 덴마크 이탈리아 등 선진국과 동구권에서 최근들어 결핵환자가 급증하고 있고 항결핵제에 내성을 가진 결핵균이 고속 항공시대에 빠르게 전파될 위기에 있는 점을 지적한다. 미국 뉴욕의 경우 85년이래 결핵환자수가 2배로 증가하고 미국 전체에 1천5백만명이 결핵균에 감염되어 있는 것등 부국에 결핵이 다시 돌아온 사실에 주목한다. 그리고 92년 뉴욕 결핵환자 검사에서 검사균주중 한가지나 두가지 약제에 대해 내성이 있었던데 비해 최근에는 모든 항결핵제에 대해서 내성을 가진 다제내성균주가 백여가지 이상 발견된 점에 큰 우려를 표명한다. 다제내성균에 감염된 환자가 돌발적으로 발생하여 그중 80% 가까이가 사망했다고 한다. 이런 다제내성균주가 퍼지게 되면 장차 세대에서는 결핵은 치유될수 없는 질환이 될 것이라는 염려다.

○항생제내성균 고속 전파

고속 항공시대에 국내외적으로 빠르고 손쉽게 여행이 가능하고 교류민이 많아져 이런 악성 결핵 전염은 어느 국경에서 멈추어지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다제내성 결핵은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만연과 결핵관리 소홀로 치료가 부적절하고 불완전하여 양산된 것이기 때문에 국가 결핵관리 철저가 새롭게 강조된 것이다.

우리도 이런 결핵으로부터 안심할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5세이상에서의 엑스선상 활동성폐결핵 유병률이 65년 5.1%에서 90년 1.8% 72만8천명으로 감소하고 올해는 1.4% 62만여명이 될것으로 추산됐지만 아직도 일본의 유병률 0.09%, 싱가포르 0.8%, 대만 1.1% 등에 비해서는 높다. 현재 국내 결핵 환자수가 인구 1백명중 거의 2명꼴에 이르고 있고 결핵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0.1명(93년)으로 국민 10대 사망원인중 9위를 차지하고 있다. 더구나 결핵문제의 크기를 가늠하는 역학적 지표인 신환발생률이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어 결핵이 최근 감염으로부터 발병하는 경우가 많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도 큰 재앙 위험있어

현재 우리나라 HIV 감염자수는 4백40여명으로 아직 결핵에 대한 영향이 미미하지만 젊은층 결핵감염이 많은 현실에서 HIV감염이 증가될 경우 결핵은 걷잡을수 없는 재앙으로 진전될 위험이 있다고 역학자들이 거듭 경고하고 있다. 미국과 서구 일본등이 21세기 초반에는 결핵을 근절에 가까운 상태로 감소시킨다는 목표로 새로운 국가적 퇴치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결핵원 민영화시기상조

그런데 최근 결핵퇴치사업 예산 편성에서 국립결핵병원을 민영화할 것을 요구하는 의견이 예산담당 정부부서에서 제기됐다고 한다. 그동안의 결핵사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과 예산절감을 이유로 든 것으로 전해졌다. 마산 목포 공주등 3개 국립결핵병원 1년 지원 예산 1백억원을 둘러싼 삭감론이다. 삭감할 것이 따로 있지 다른 병과 달리 국가관리가 필요한 중증 결핵환자들을 수용 치료하는 병원 민영화는 아직 이르다고 본다. 결핵은 다른 질병과 달리 오랜 치료가 필요하고 민간병원에서 이런 장기환자를 꺼리는 점과 그 치료비부담이 만만찮아 잘못하면 결핵퇴치 사업을 저해할수 있다. 최근에는 우리 결핵환자들도 상당한 약제내성을 보이고 있고 아직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모든 치료약에 내성을 가지고 있는 결핵환자들도 늘고 있다. 결핵치료 국가관리 강화는 우리도 새롭게 필요한 시점이다.
1995-08-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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