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삼풍참사 PC통신 사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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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7-07 00:00
입력 1995-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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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잃은 아픔 딛고 꿋꿋이” 격려도/“그렇게 예쁜 민경이가… 살아만다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희생자들의 아픔에 하이텔,천리안 등 PC통신망도 통곡하고 있다.

졸지에 가족과 친구를 잃어버린 가슴 아픈 사연과 얼굴은 몰라도 안타깝게 숨져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글들이 연일 쇄도,많은 사람들을 숙연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고로 아버지 변동희(50)씨를 여읜 아들 성재(20·연세대 전기공학 1년)군은 찢어지는 고통을 하이텔에 「사부곡」으로 남겼다.

『저는 오늘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렀습니다.…이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합니까.저는 이제 겨우 대학 신입생이고 동생들은 수험생들입니다.…벌써 지쳤습니다.그러나 힘을 내야겠지요…』

이 글을 본 주부 윤설희씨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고 가장이 된 참담한 심경이겠지만 부디 힘을 잃지 말고 꿋꿋이 살아나가라』고 변군을 격려하는 서신을 띄웠다.

실종된 「민경」양의 5년 전 과외교사라고 밝힌 정인규씨도 『돈을 벌어 보겠다고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는데….언젠가 스승의 날 네가 사준 손수건이 생각난다.그렇게 예뻤던 우리 민경이에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제발 어딘가에서 살아있기를 간절히 기도드린다』고 슬픔을 토로해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



71시간의 사투끝에 구조됐다가 끝내 숨을 거둔 이은영(22)양을 추모하는 글들은 모두의 가슴을 적셨다.

이상목씨는 『다리를 짓누르던 콘크리트 더미보다 무겁고 아파했을 당신을 외면해 버렸던 구조의 손길들.차라리 찾지나 못했으면 이보다 울분은 덜할텐데,그 엄청난 고통의 무게에 지친 그대를 죽은 사람으로 판단해버렸던 그 순간 상황이 우리 마음을 괴롭고 무겁게 합니다』라고 했다.최지환씨도 『한번도 뵙지 못한 분이었지만 방송을 보면서 가슴 조렸고,구출됐을 땐 나의 일처럼 기뻤었는데 끝내 돌아가시다니 그 오랜 시간을 버티시고서 왜 가셔야만 했는지…』라고 못내 아쉬워 했다.<김태균 기자>
1995-07-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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