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노조/임금총액기준 25%인상요구/노측 3개 요구사항과 사측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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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5-23 00:00
입력 1995-05-23 00:00
◎“월평균 1백32만선… 생계비 미달” 주장/노/실제는 1백71만원… 공무원보다 14% 많아/사

지난 17일 회사측이 노조간부 60여명에 대해 중징계방침을 선언하면서 표면화된 한국통신 분규는 노사간의 쟁점이 과연 어떤 것이었기에 초유의 「통신대란」을 우려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나 하는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조합원의 첫 직접선거방식에 의해 출범한 현 노조집행부가 지금까지 내건 요구조건은 크게 ▲임금가이드라인 철폐 및 임금 현실화 ▲통신시장개방 반대 ▲재벌위주의 민영화 반대등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임금부문에서 노조는 정부의 공기업 임금가이드라인(3%+성과급 2%)철폐를 전제로 ▲기본급 8만원 정액인상 ▲초과근무수당 전액 기본급화 ▲직무환경수당 지급대상 확대 및 등급재조정을 통한 임금의 현실화를 주장해왔다.

이 경우 기본급 8만원인상은 13.2%,초과근무수당 전액 기본급화 땐 10.9%,직무환경수당 재조정은 1%라는 임금인상효과가 각각 생김에 따라 노조측은 실질적으로 총액대비 25.1%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는셈이 된다.

노조측은 조합원의 월 평균임금이 노총의 최저생계비에 20%나 못미친 1백32만원이라는 점과 공기업 임금가이드라인 적용으로 동종 통신업계와 임금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대폭적인 처우개선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회사측은 이러한 요구가 회사의 권한을 넘어서는 것으로 노조가 정부를 상대로 임투를 본격화하려는 의도가 짙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선 회사측은 노조측이 주장한 조합원의 월평균 임금액은 통근비·급식비등을 제외한 것이라며 사원들의 실제 월 평균 임금은 1백71만7천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정부투자기관인 한국통신의 임금이 대기업보다는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공무원에 비해 14%이상 높을 뿐 아니라 일반 중소기업수준을 상회한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특히 임금이 공기업중에서 최하위라는 노조의 주장과는 달리 실제는 중상위 수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시장개방에 반대

정부도 공기업의 임금인상은 곧바로 공공료 및 물가인상으로 직결된다는 점을 들어 노조측의 25.1% 인상요구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다만 데이콤 및 이동통신등 동종 통신업계와 격차가 20∼25%인 점을 고려,더이상 차이가 벌어지지 않도록 점진적인 인상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노조가 임금현실화와 함께 목소리를 강하게 높이는 또다른 대목이 바로 민영화 및 통신시장개방 반대.

정보통신산업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외국의 거대 통신사업자에게 시장을 전면개방할 경우 국가의 중추신경망의 자립기반이 심각하게 훼손될 뿐만 아니라 막대한 부가가치가 외국으로 빠져 나간다는 것이 노조측의 시각이다.

○민영화 방침 반발

민영화정책에 대해서도 노조측은 한국통신을 서비스별로 분할,재벌들에게 특혜 분양하려는 처사라며 이는 결국 통신의 공적 서비스기능 상실과 감원조치만 초래할 뿐 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측은 민영화정책이 통신산업의 경쟁체제도입과 규제완화라는 두가지 큰 줄기아래 체질을 강화,국제경쟁력을 부축하려는 정부차원의 정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함께 통신시장 개방문제는 전세계의 대표들간의 협상의 산물로서 시장개방은 세계적인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우리나라만 반대하자는 노조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게 회사측의 기본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한국통신사태는 노조가 해결하기 힘든 문제를 들고 나와 회사측과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장관실점거농성등 불법행동을 벌여 끝내 정부의 초강경대응을 불러일으킨 셈이 됐다.<박건승 기자>

◎한통분규/첨다통신전 방불/노/PC통신망 통해서 지침 등 시달/사/사내TV로 대응책 발표 맞대응

「하이텔의 방문을 열어라」

최근 회사측과의 분규에 휩싸여 있는 한국통신노조가 정보화사회를 주도하는 통신회사의 노조답게 행동지침도 최첨단 컴퓨터통신으로 지시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통신노조(위원장 유덕상)는 22일 상오 하이텔에 개설된 노조통신망을 이용해 조합원들에게 『리본투쟁을 계속하고 전국 각 지부에 노조간부에 대한 중징계와 사법처리방침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부착하라』는 행동지침을 내렸다.

이에 앞서 노조측은 지난 20일 광주 전남대에서 전국대의원대회를 갖는 자리에서 하이텔을 통해 『현재 진행중인 지방본부별·지부별 농성투쟁을 하오1시부터 해제하라』는 지침을 전국 12개 지방본부와 3백27개 지부에 내렸다.

지난 날에는 일일이 전화를 하거나 팩스를 이용했겠지만 PC가 보편화되고 있는 요즘인 만큼 신속한 전달을 위한 통신수단으로 이같은 PC통신망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통신이 하이텔에 노조통신망을 개설한 것은 지난해 8월.지금까지 총 5백68개의 이용계좌를 가지고 있다.

CUG(폐쇄이용자그룹)라고 불리는 이 서비스는 현재까지 6백23개 기관과 단체등에서 사내 전산망처럼 이용하고 있으며 계정이 없는 외부인은 절대 그 내용을 알 수 없도록 돼있다.

한통노조의 하이텔 CUG서비스가 가장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노조원들과 집행부 사이에서 통신수단으로 큰 몫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텔측에 따르면 지난달 이 서비스의 이용시간이 총 6천1백15시간인 것에 비해 단체행동이 벌어지기 시작한 이번 달 21일 현재 1만5천1백67시간으로 두배가 훨씬 넘는 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회사측도 22일 상오 조백제사장이 사내TV방송대담을 통해 현사태의 발생경위와 앞으로의 대책등을 밝히는등 역시 첨단시설을 십분 활용함으로써 노조측에 손색없는 「홍보전략」을 과시했다.

앞으로는 첨단통신망을 이용하지 않고는 노조든 회사든 일사불란한 행동을 취할 수 없는 때가 올지도 모를 일이다.<고현석 기자>
1995-05-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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