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는 첨성대(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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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5-19 00:00
입력 1995-05-19 00:00
우리나라의 경주 첨성대 인접도로에도 7월1일부터 차량통금이 전면 실시된다.차량의 진동과 매연으로 큰 길가에 세워진 석조구조물인 첨성대가 기울고 산화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윗쪽이 1·19도가량 서쪽으로 기울었으며 중간부분 석재도 5㎝정도 이탈되고 있다는 것.상부와 기단의 중심도 일치하지 않는다.
1천3백여년전에 세워진 동양최고의 천문대가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원통형으로 몸통을 쌓아 올리고 그 정상부에 우물정자의 가구를 설치한 첨성대는 불국사와 더불어 경주의 상징.「정」자가 정확한 방위를 가리키고 있어 신라인의 높은 천문기술을 입증하는 과학문화재이기도 하다.오랜 풍상에 훼손되는 거야 어찌할 수 없지만 자동차의 진동과 매연때문에 훼손된다면 대책을 세우지 않을 수 없는 일.
진동과 매연에 의한 문화재훼손이 어디 경주의 첨성대뿐이겠는가.차량 2백만대의 서울은 훨씬 심각한 상황일 것이다.70년대초 지하철1호선 공사가 진행될 때 국보1호 남대문과 보물1호 동대문밑을 지하철이 통과하도록 된 공사를 반대하는 여론이 높았다.지하철진동이 문화재의 기단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때문이었다.수시로 진동측정을 한다는 양해하에 건설은 강행되었다.개통21년이 지난 오늘 진동의 측정은 하고 있으며 피해는 어느정도인지 알 길이 없다.
파고다공원의 원각사 10층석탑은 아황산가스에 의한 침식이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경주는 경부고속철도가 통과하게 된다.고속철도의 엄청난 진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큰 문제가 아닐수 없다.<번영환 논설고문>
1995-05-1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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