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감상의 기쁨/손춘익 아동문학가(굄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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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2-16 00:00
입력 1994-02-16 00:00
하지만 시는 물각유주가 아닌 청풍명월이다.경제적 부담도 전혀 없다.아마 자기것도 아니면서 언제 어디서나 제것처럼 흥얼거릴 수가 있는 것으로는 노래가 아니고서는 시밖에 더 있을까.서점에 들러 지천으로 꽂혀있는 시집들 가운데서 마음에 드는 몇편을 베껴와서 감상할 수도 있거니와 요즘은 일면에 시가 실린 일간지도 쏟아져 나오고 또 심지어는 전철의 벽면에도 명시감상의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현대시가 난해하다는데는 동감이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그렇지 않은 시도 의외로 많은 것이 사실이다.왜냐하면 시인들이란 아무것도 아닌 것을 말장난이나 하듯 될수 있는대로 난해하게 쓰지 못해서 안달이 난 쪽과 그것과는 전혀 다르게,매우 심오한,따라서 매우 난해한 것을 김소월이나 신경림처럼 아주 쉬운 말로 아름답게 표현하는 쪽으로 나눌 수가 있으므로 제눈에 안경을 골라 끼듯 하면 되는 것이다.
아마 시는 오늘도 어디선가 대량으로 제작되고 있는지도 모른다.만일 당신이 원하기만 한다면 반드시 당신 곁으로 다가와 주기 위해서 말이다.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행복은 이런 시적 환상 속에 한떨기 들꽃처럼 살그머니 숨어있는 것이 아닐까…
1994-02-1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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