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게 차라리 편해요”/신제품 첨단기능 사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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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9-10 00:00
입력 1993-09-10 00:00
통신기기와 가전제품 등은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우수하고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고 있으나 정작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당하거나 사장되는 첨단기능이 너무 많다.
최근 기업들이 앞다퉈 개발·시판중인 휴대용전화기와 무선호출기(삐삐)등 통신기기와 VTR·캠코더 등 가전제품들은 최첨단 기능을 수두룩하게 갖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꼭 필요한 몇가지 필수기능 외에 「편리하지만 복잡한」기능을 거의 활용하지 않는 편이다.첨단 기능을 이용하려면 우선 설명서가 복잡해 기능을 익히기가 쉽지 않은데다 이런 기능을 몰라도 기기를 사용하는데 불편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H사가 최근 시판중인 휴대폰HHP는 스피커폰으로 수신할 수 있고 고성능 마이크로 송신이 가능해 휴대폰과 카폰을 편리하게 겸할 수 있다.기능도 20여가지를 갖추고 있다.그러나 일상생활에서 주로 쓰는 기능은 10∼15가지 정도.첨단 기능으로 도입된 ▲전화번호 1백개 저장 ▲영문이름 기억 및 검색·호출 ▲비밀번호에 의한 타인사용금지 ▲핫라인(직통전화) 등은 활용하면 편리한데도 잘 쓰이지 않는 편이다.
M사를 비롯,국내 10여개 사가 제조·판매중인 무선호출기도 전화번호 표시와 경보 등 8가지 기본기능에다 2∼10가지 부가기능을 갖고 있다.그러나 자동전원(ON/OFF)과 전자수첩,번복호출,멜로디기능 등은 새로운 기술이긴 하나 실생활에서 별로 활용할 필요가 없는 것 들이다.
이 때문에 무선호출기 가입자들은 첨단 기능이 많아 오히려 더 불편하다고 털어놓고 있다.
유명 전자제품 회사들이 내놓은 VCR·VTR와 캠코더 등 가전제품도 기능이 복잡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예를들어 K사가 판매중인 고화질 G코드VTR는 작동상태를 한글로 표시되도록한 편리한 제품이다.그러나 TV예약녹화시 사용방법을 세심하게 신경써야 하고 한동안 사용치 않으면 방법을 잊기 십상이다.
통신 및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새로운 기술개발과 제품 차별화를 위해 신제품에 갖가지 부가기능을 추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잘 쓰지 않는 기능들도 실은 모두 필요한 것이기때문에 소비자들이 첨단기능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고 아쉬워 했다.<육철수기자>
1993-09-1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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