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심한데 “진료 안 봅니다”…SNL ‘피부과’ 풍자에 공감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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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수정 2026-04-28 06:45
입력 2026-04-28 06:45
세줄 요약
  • SNL, 아토피 외면 피부과 풍자
  • 미용 중심 의원·전문의 구분 혼선
  • 네티즌 공감, 제도 개선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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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8의 인기 코너 ‘스마일 클리닉’ 영상 캡처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8의 인기 코너 ‘스마일 클리닉’ 영상 캡처


“아토피 때문에 왔는데요. 의사 선생님 좀 빨리요.”

“죄송하지만 피부과 전문병원으로 가셔야 해요. 저희 병원은 아토피가 진료 과목에 없습니다.”

SNL 코리아가 지난 25일 공개한 ‘피부과’ 에피소드가 온라인에서 화제다. 아토피로 고통받는 환자가 간판에 ‘피부과’라고 적힌 병원을 찾았지만 정작 피부질환은 진료해주지 않는 상황을 풍자한 내용이다.

이날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8의 인기 코너 ‘스마일 클리닉’에선 아토피 환자(정이랑)가 팔을 벅벅 긁으며 피부과에 들어와 의사를 찾는 장면이 그려졌다.

피부과 상담 실장(이수지)은 환자를 막으며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된다. 피부과 전문 병원으로 가셔야 한다”고 안내한다. 환자는 “여기 지금 피부과라고 해서 올라왔는데 무슨 전문 병원을 가라고 하느냐”고 따진다.

복도에서 벌어진 소란에 나온 의사(김원훈)는 “저희 병원은 아토피가 진료 과목에 없다”고 밝힌다. 이에 환자는 어이없어하며 “간판에 피부과라고 적혀 있어서 왔는데 아토피 하나 못 보는 거냐. 그러고도 의사냐”고 지적한다.

이때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피부과 전문의(신성록)가 나타나 “제가 봐드릴게요”라고 나선다. 환자가 “선생님은 뭐 다른 사람이냐”고 묻자, 신성록은 당당한 표정으로 “전 피부과 전문의니까요”라고 답한다. 그러면서 “누구처럼 비전문의가 아니라”라고 속삭인다.

이후 환자는 진료실로 향하며 극 중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김원훈)를 가리키며 “저쪽 선생님은 뭐냐. 이발사예요?”라고 묻는다.

진료를 마치고 나온 환자는 신성록에게 “귀신같이 안 간지러워졌다.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신성록은 “아토피는 전문의에겐 기본이죠”라고 대답한다. 환자는 신성록에겐 “선생님 정말 대박”이라며 치켜세우는 한편, 김원훈을 향해선 “다음에 머리하러 올게요”라고 조롱한다.

이 에피소드는 짧은 영상으로 편집돼 온라인에 공유됐다. 한 인스타그램 계정에 ‘미용 전문 피부과 병원 의사들 저격한 SNL’이라는 제목으로 공유된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 수가 380만 회를 넘겼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실제로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반응과 함께 미용 중심의 피부과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이들은 “티눈 생겨서 제거하러 갔더니 여긴 그런 곳 하는 데 아니라고 하더라”, “두드러기 때문에 피부과 갔더니 미용시술만 하는 곳이었다”, “일반진료 안 볼 거면 간판에 미용피부과라고 달아야 한다”, “돈이 안 되니까 피부질환은 안 봐주는 거냐”, “피부미용만 하는 곳이랑 일반진료 하는 곳을 제대로 표시 좀 해달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동네 피부과 10곳 중 9곳 ‘전문의’ 아니다피부과 전문의는 의사국가고시에 합격해 1년간의 인턴의사 기간을 마친 뒤, 피부과 전공의라는 4년간의 피부과 전문 임상 수련 과정을 마치고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전문의 시험에 합격한 사람을 말한다.

피부과 전문의는 간판에서 구별할 수 있다. 국내 피부과 전문의는 동네 의원을 열 때 ‘○○○피부과의원’이라고 표기할 수 있다. 전문의가 아닌 의사는 ‘○○의원’ ‘○○에스테틱’ ‘○○스킨클리닉’ 등과 함께 ‘진료과목 피부과’를 표기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동네 의원은 ‘진료과목 피부과’에 ‘진료과목’을 매우 작게 표기하고 있다. 또 포털사이트에서 ‘피부과’로 검색했을 때 피부과 전문의와 비전문의가 운영하는 동네 의원이 모두 검색돼 혼동을 주고 있다.

이로 인해 일반 시민이 피부과 전문의와 일반의를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실제 대한피부과의사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환자의 21%가 비전문의를 전문의로 오인하고 진료를 받았다.

대한피부과의사회는 “현행 의료법상 비전문의도 ‘진료과목 피부과’를 표기할 수 있지만, 이는 국민의 상식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국민 대부분은 간판에 ‘피부과’ 세 글자가 적혀 있으면 당연히 전문의 병원이라 믿는데, 실제로는 전문의가 없는 의원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기형적 구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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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 자료사진(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123RF
피부과 자료사진(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123RF


의료계와 대한피부과의사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국내에서 피부를 진료하는 1차 의료기관은 1만 5000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피부과 전문의(2950명)’가 운영하는 1차 의료기관은 1516곳이다. 피부를 진료하는 동네 병원 10곳 중 9곳은 피부과 전문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피부 시술 후 부작용이다. 대한피부과의사회에 따르면 실제 피부암인 기저세포암이나 악성 흑색종 등을 단순 점으로 오인해 레이저로 없애려다 대학병원에서 진찰을 받아 보니 피부암으로 밝혀진 사례도 있다. 피부 생리학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필러 시술로 인한 실명이나 레이저 오남용으로 인한 화상 등도 보고되고 있다.

대한피부과의사회는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의 수련을 거치는 피부과 전문의 수준의 교육 체계가 전제돼야 환자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며 “피부과 전문의는 단순한 시술을 넘어, 질환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부작용 발생 시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직역”이라고 강조했다.

피부과 진료를 ‘미용’으로만 치부하는 편견을 깨고, 질환 중심의 ‘필수 의료’도 강화해야 한다고도 전했다. 피부과의사회는 “아토피, 건선, 피부암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 피부과’ 영역의 수가를 현실화해 전문의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난치성 질환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선진국 사례처럼 의대 졸업 후 최소 2년 이상의 임상 수련을 거친 의사에게만 독립 진료권을 부여하는 ‘개원면허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포털사이트의 검색 구조도 개편해야 하며, 비전문의 의원의 외부 간판에 피부과 표기를 제한하거나 식별력을 높일 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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