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는 처녀 추행막자 검문 순경을 납치하고 두들겨 팬 한전 간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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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5-25 00:00
입력 2009-05-25 00:00
C=23일 밤 8시 30분쯤이었어. 종로경찰서 세종로 파출소 이(李)모 순경이 퇴근길에 영등포구 당산동 가산파출소 뒷길을 지나다 숲 속에서 여자의 비명 소리를 들었지.

달려가 보니「팬티」만 걸친 중년 사나이 2명이 처녀 2명과 함께 있더라는 거야. 이 순경이 신분증을 제시하고 검문하려 하자 사나이들은『경찰이면 다냐. 왜 남의 일에 간섭하느냐』고 반격해 오더라지 않아. 그 사이 여자들은 재빨리 뺑소니쳐 버리고 말았지.



여자들을 놓친 게 더욱 분통이 터졌던지 사나이들은 이 순경을 길에 세워뒀던 서울 자 2-7897호「크라운」에 태우고는 제3한강교쪽으로 달리며『건방진 녀석, 장관에게 말해 목을 자르겠다』는 등 폭언을 하며 주먹질을하여 이순경은 입술이 찢어지는 등 전치 10일의 부상을 입고 노량진 유한양행 앞에서 겨우 차를 내렸지. 곧 노량진 경찰서에 신고, 차량 번호를 수사해 보니 사나이들은 한전 간부인 윤(尹)모씨(44)와 김(金)모씨(43)로 밝혀졌어. 경찰은 이들에게 추행, 공무집행방해, 폭력행위 등 처벌법 위반, 불법감금, 납치 등 무려 6가지 죄목을 붙여 구속영장을 검찰에 청구했으나 기각됐는데 이들은 그날 안양 쪽에서 차를 몰고 오다 15~16세 가량의 소녀 2명을 차에 태워다 줬을 뿐이라고 우겼고 이순경은 여자들이 20살쯤 된 다 큰 처녀들이었다고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하더군.

[선데이서울 72년 8월 6일 200호 제5권 32호 통권 제 2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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