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남자단체 금메달, 박채순 감독 “선수들 승부사…‘즐겨라’ 하나만 주문”
장은석 기자
수정 2016-08-07 08:05
입력 2016-08-07 06:56
김우진(24·청주시청), 구본찬(23·현대제철), 이승윤(21·코오롱엑스텐보이즈)으로 이뤄진 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삼보드로모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 결승전에서 미국을 세트점수 6-0(60-57 58-57 59-56)으로 완파했다.
한국 남자 양궁은 8년 만에 단체전 금메달을 수확한 데 이어 한국 선수단에도 첫 금을 선사했다.
4년 전 런던올림픽 4강에서 패배를 안긴 미국에 완벽하게 복수했다는 점에서 더욱 짜릿한 쾌거였다.
박 감독은 경기 후 한국 취재진과 만나 “너무 좋다. 일단 우리 선수들에게 너무나 고맙다”며 “흔들리지 않고 집중해서 싸워준 선수들이 고맙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박 감독은 미국과 ‘리턴 매치’가 신경 쓰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신경을 쓰긴 썼지만, 많이는 안 썼다. 자신감이 충분했다. 그만큼 준비도 철저하게 했다”고 말했다.
자신감의 근원은 선수들에 대한 신뢰였다.
박 감독은 “국가대표 선발전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승부사 근성 있는 선수들만 남는다”며 “오늘 경기만 해도 미국과 모두 근소한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우리 선수들이 승부사 기질이 있어서 그런 거다. 너무 자랑스럽다”고 했다.
박 감독은 승부사 기질로 똘똘 뭉친 선수들에게 돌개바람, 야간 조명 등 외부 변수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바람 때문에 우리가 10점 받을 걸 8점을 받으면 상대는 7점이다. 우리가 세계 최고인데, 우리가 8점이면 상대는 6~7점이다’고 말해줬다”며 “내가 선수들에게 주문한 것은 ‘즐겨라’는 것 하나뿐이었다”고 했다.
단체전을 기분 좋게 마친 한국 남자 양궁은 이제 개인전에 들어간다. 단체전 때 하나의 목표를 향해 뭉쳤던 선수들이 개인전에서 경쟁의식 탓에 의가 상하게 되는 것을 박 감독은 우려했다.
박 감독은 “오늘 저녁에 세게 말하겠다”며 “오늘만 즐기고 내일부터는 서로 안고 존중하라고, 동료애를 더 돈독하게 하라고 주문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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