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으로 불펜 강화”…전력 보강에 집중한 WBC 대표팀
수정 2017-01-11 14:55
입력 2017-01-11 14:55
투구 수 제한 있는 WBC에서는 불펜이 핵심 전력
반대 여론도 있지만, WBC 대표팀은 전력 강화를 택했다.
김인식 감독은 11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코칭스태프 회의를 열었다.
다시 한 번 오승환이 화두에 올랐고, 이번에는 오승환을 최종 엔트리에 포함하기로 했다.
일주일 전인 4일까지만 해도 WBC 코칭스태프는 여론을 의식해 오승환의 승선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오승환은 꼭 필요한 선수”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력에만 집중하면 오승환의 대표팀 발탁은 당연하다.
오승환은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 마무리로 활약하며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미국에서도 오승환의 구위는 통했다. 그는 2016년 76경기에 나서 79⅔이닝 6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했다.
WBC 대표팀에는 임창용(KIA 타이거즈), 임정우(LG 트윈스) 등 각 팀 마무리로 활약하는 투수가 있지만, 오승환만 한 위압감을 가진 구원 투수는 없다.
문제는 여론이다.
오승환은 해외원정도박 파문으로 지난해 1월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고 KBO로부터 ‘한국에 복귀하면 해당 시즌 정규시즌의 50%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다.
오승환의 대표팀 발탁을 원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KBO의 징계를 소화하지 않은 선수가 대표팀으로 활약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반대 여론도 일었다.
WBC 코칭스태프는 오승환을 50인 예비 엔트리에도 넣지 못한 채 속앓이를 했다.
그러나 왼손 에이스 김광현(SK 와이번스)이 수술대에 오르고, 내야수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음주 사고를 일으키는 등 대표팀에 악재가 겹치면서 오승환에 대한 미련이 더 커졌다.
결국 김인식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WBC 대회 특성상 ‘확실한 마무리’가 필요하기도 했다.
2017 WBC 대회 요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투구 수 제한’을 두는 건 확실하다.
2013년 대회에서는 투수가 한 경기에 던질 수 있는 투구 수를 1라운드 65개, 2라운드 80개, 준결승·결승전 최대 95개로 제한했다.
50개 이상 투구 시 4일, 30개 이상 투구 시 1일 휴식, 2일 연속 투구 시 1일 휴식 등의 ‘투수 휴식 규정’도 있었다.
선발 투수 활용이 제한적이다 보니, 불펜진 운용이 승부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2006년 1회 대회 4강, 2009년 2회 대회 준우승 신화를 쓴 김인식 감독은 “선발도 중요하지만, 불펜진을 제대로 구성하는 해야 WBC 맞춤 전략을 짤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6일 미국 플로리다로 떠나 개인 훈련을 시작했다.
소속팀의 최종 허락을 받아도 스프링캠프 초반까지 소화한 뒤, 대회 시작 직전인 3월 초에 합류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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