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홍명보호 차출 갈등 봉합..불씨는 남아
수정 2011-05-02 17:15
입력 2011-05-02 00:00
그러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아 언제든 갈등이 재분출할 여지는 남았다.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은 2일 주축 선수인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을 올림픽 대표팀에 ‘일정 기간’ 풀어줄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는 주축 선수 11∼15명을 사실상 ‘보호 선수’로 묶어 A대표팀에 전념하도록 하면서 일부 선수에 한해 올림픽팀이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 감독은 그동안 다른 대표팀과 차출 대상 선수가 겹칠 경우 A대표팀이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따라서 조 감독이 기존 태도에서 한 발짝 물러선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조 감독은 6월1일 이라크와의 올림픽대표팀 평가전에 뛰도록 한 구자철이 같은 달 3일 세르비아와의 A대표팀 평가전은 아니더라도 7일 가나와의 A매치에는 출전해야 한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회택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통해 홍 감독이 요구했던 ‘구자철의 올림픽팀 할당’을 받아들이면서도 A대표팀의 주축인 구자철을 완전히 양보할 수 없다는 뜻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구자철은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때 당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홍 감독의 총애를 받으며 U-20 대표팀 주장을 맡아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구자철은 이후 올림픽팀 사령탑에 오른 홍 감독의 ‘황태자’로 불리며 홍명보호 전술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그러나 미드필더 구자철은 A대표팀으로 승격해 올해 1월 아시안컵 경기에서 조광래호의 ‘중원사령관’으로 맹활약했다.
이 때문에 조 감독은 구자철을 올림픽팀에 완전히 양보하는 ‘통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구자철은 일단 홍명보호의 일원으로 6월1일 이라크와의 평가전과 요르단과의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 홈경기(19일) 및 원정경기(23일)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6월7일 가나와의 A대표팀 평가전 때는 조 감독의 호출을 받을 것으로 보여 구자철로서는 A대표팀과 올림픽팀을 오가는 ‘두집살림’을 할 가능성이 크다.
구자철과 동병상련의 처지인 ‘홍명보호 출신’ 선수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09년 FIFA U-20 월드컵 8강 주역으로 ‘홍명보의 아이들’로 불리는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과 김영권(오미야), 홍정호(제주), 조영철(니가타)은 조광래호의 핵심 멤버로 성장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홍 감독의 지휘 아래 동메달을 합작했던 지동원(전남)과 홍철(성남)도 A대표팀과 차출 대상으로 겹치는 선수들이다.
조 감독은 조만간 11명에서 15명 내외의 보호선수 명단을 발표해 홍 감독이 선택할 범위를 지정해줄 계획이지만 이를 홍 감독이 순순히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특히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준비하는 A대표팀과 런던 올림픽 최종예선을 앞둔 올림픽대표팀의 경기 일정이 올 9월에도 중복돼 잠복 국면에 들어간 두 대표팀 간 갈등이 다시 분출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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