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오픈] ‘밥 퍼주던 남자’ 허석호 11위 절정퍼팅
최병규 기자
수정 2006-07-25 00:00
입력 2006-07-25 00:00
허석호는 당초 경기 도중 목뼈를 다쳐 하체가 마비된 한 체조 선수의 사연을 접한 뒤 대회에서 버디를 잡을 때마다 1만원씩 적립하기 시작, 모은 돈을 휠체어 사주기 운동 성금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모친의 중병으로 자신도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프로가 될 때까지 받은 주위의 도움에 보답키 위한 하잘것없는 정성”이라고 둘러쳤다.
꼭 50년 전 연덕춘, 박명출 등 2명이 첫 브리티시오픈 무대를 밟은 이후 8언더파 280타로 공동 11위라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한 허석호는 착한 이미지가 너무 강한 탓에 근성이 없어 보인다는 말을 종종 들었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 그의 삶은 누구보다 질기고 거칠었다. 군생활을 마친 1998년 허석호는 무릎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을 위기에 처했다.6개월간의 재활치료도 허사. 뒷심이 받쳐주지 못해 프로 데뷔 6년만에야 한국프로골프(KPGA) 첫 우승을 잡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그는 출전을 포기하다시피 했다. 일본에서의 상반기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 그러나 그는 출전 포인트가 걸린 미즈노오픈에서 우승, 오뚝이같이 극적으로 티켓을 거머쥐었다.
투병중인 어머니와 늘 힘이 돼주는 아내, 그리고 12월 태어날 2세를 위해 그는 아이리시해의 바닷바람에 맞서 혼신의 샷을 날렸고,‘브리티시맨’으로 거듭났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2006-07-2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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