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라운지] 호주 양궁대표팀 감독 맡은 오교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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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6-02-03 00:00
입력 2006-02-03 00:00
훤칠한 키, 뚜렷한 이목구비, 나긋나긋한 말투…. 호주 양궁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떠나는 전 남자 양궁 간판스타 오교문(34)을 출국 직전인 지난달 말 고려대 교정에서 만났다. 스포츠교육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지만 호주 감독직을 맡으면서 학업을 잠시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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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교문씨
오교문씨


새로운 세계로의 도전

호남형의 외모는 선수 시절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앙드레김 패션쇼에 모델로 나설 정도였다. 그러나 과녁을 쏘아보던 날카로운 눈매도 순간순간 번뜩였다.

1년간 수원시청 지휘봉을 잡았지만 외국팀 감독이라는 낯선 무대에 서는 만큼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 오교문은 “처음엔 망설였다.”면서 “그러나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여느 감독처럼 스카우트된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공채’를 통해 감독직에 올랐다. 호주는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대표팀 감독 공채공고를 인터넷에 게재했고, 오교문은 현지 인터뷰와 향후 계획서를 통해 최종합격했다. 계약기간은 3년이고 보수도 흡족한 수준이다.

“아내와 부모님에게 미안”

아내 얘기를 꺼내자 오씨는 잠시 말을 아꼈다. 아내 임선미(31)씨를 보면 항상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든 때문이다. 호주행을 결심했을 때도 임씨는 “어떤 결정을 하든 당신의 뜻에 따르겠다.”면서 힘을 불어넣었다.

오교문은 신혼여행을 가지 못한 것이 아직도 마음에 걸린단다.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을 한 달 앞두고 급하게 결혼식을 올렸다. 당뇨병을 앓고 있던 어머니(2000년 1월 작고)의 병세가 악화됐고 어머니가 서둘러 며느리를 맞고 싶어해서다. 그러나 결혼식을 올리자마자 곧바로 헤어졌다. 오씨는 훈련장으로, 임씨는 텅 빈 집으로 각자 떠나야 했던 것. 미안한 마음에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3박4일간 제주도 여행으로 아내의 마음을 달랬을 뿐이다. 요즘은 아내와 아들 둘을 데리고 자주 나들이를 나간다.

또 하나 마음에 남는 것은 부모님이다. 부모님 모두 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을 못 보고 세상을 떠났다. 부모님 이야기가 나오자 눈시울이 금세 붉어졌다.“그분들이 하늘에서 저를 많이 도와 주신 것 같다.”면서 “어려운 일이 생길 때 부모님을 생각하면 힘이 솟는다.”고 말했다.

성공한 지도자로 남고 싶어

선수로 성공한 오교문은 지도자로서도 성공하고 싶은 욕심이 강하다.“스타선수는 좋은 지도자가 되기 어렵다는 통설이 있지만 이를 깨고 싶다.”고 말했다. 또 선수 시절 따지 못한 올림픽 개인 금메달을 자신이 지도하는 선수가 따주기를 기대한다.

양궁 욕심만큼 공부 욕심도 강하다. 지도자 생활을 한 뒤 학업을 계속할 생각이다. 공부도 해보니 재미있단다. 진정한 스포츠인은 기술과 함께 전문지식도 갖춰야 한다는 게 지론. 공부와 양궁 중 어느 게 더 어렵냐는 질문에 “둘 다 어렵고도 재미있다.”면서 선택을 피해 갔다.

요즘도 스트레스가 쌓이면 지칠 때까지 활을 쏜다. 배운 게 활 쏘는 것뿐이라 그렇단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를 ‘영원한 궁사’로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글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출생 경기도 수원

생년월일 1972년 3월2일생

가족관계 부인 임선미씨와 2남

신체조건 180㎝,73㎏

스트레스해소법 지칠 때까지 활쏘기

생활신조 도전

출신학교 수원연무초-연무중-효원고-강남대-고려대 대학원(박사과정)

경력 1994년 국가대표발탁.1996애틀랜타올림픽대표.2000시드니올림픽대표.2005년 수원시청 감독

수상 94히로시마아시안게임 단체 1위. 애틀랜타올림픽 개인 3위, 단체 1위.98방콕아시안게임 개인 3위, 단체 1위. 시드니올림픽 단체 1위.
2006-02-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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