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세종병원 ‘안전부주의 정황’ 곳곳서 포착 전방위 수사
김태이 기자
수정 2018-01-29 11:26
입력 2018-01-29 11:26
경남지방경찰청 2부장(경무관 진정무)을 수사본부장으로 ‘밀양 화재사건 수사본부’를 꾸린 경찰은 화재 발생 나흘째인 29일 전담 인력 56명을 동원,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7일과 28일 화재 현장에서 벌인 두 차례 정밀 합동 감식 결과를 토대로 발화 지점(1층 응급실 내 탕비실)을 찾은 경찰은 화재 원인으로 추정되는 전기 배선 2개를 수거, 정밀 감식을 맡긴 상태다.
뒤이어 나머지 4개 층에서도 감식을 벌여 대규모 사상자를 낸 이유로 지목된 연기 확산 경로, 비상발전기 작동 여부 등을 살폈다.
경찰은 화재 시 정전 피해를 막고자 설치된 비상발전기가 사실상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이런 부분이 사상자 증가에 영향을 줬는지도 확인 중이다.
병원 측이 일부 입원환자를 침대에 묶어 관리하고 있었던 점, 수 년 동안 불법 증축을 거듭한 점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지 들여다 보고 있다.
이밖에 세종병원이 사실상 자체 소방점검을 했고 일부 점검에서는 누전 위험이 수차례 감지됐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 등 안전에 소홀했던 정황도 중시하고 있다.
경찰은 이 같은 여러 문제점들이 실제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지 관련 법도 면밀히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경찰이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사람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사망자 38명, 부상자 151명을 낸 최악의 참사인 만큼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병원 관계자들에 대한 본격 소환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11시께 밀양경찰서 4층 대강당에서 수사 상황과 관련해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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