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허현준 靑 행정관, ‘이유없이’ 특검 출석 거부
수정 2017-01-26 16:31
입력 2017-01-26 15:11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원래 허현준 행정관은 문화계 지원 배제 명단(블랙리스트)과 관련해 조사하기로 했는데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특검보는 “(허 행정관이 특검 측과) 전화 통화를 하며 못 오겠다고 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참고인 신분으로 이날 오후 2시에 특검에 나올 예정이었던 허 행정관은 특별한 불출석 사유를 제시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허 행정관이 특검의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에 협조하지 않기로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허 행정관이 속한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은 블랙리스트를 만든 장소로 의심되는 곳이다.
당초 특검은 허 행정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블랙리스트 작성·관리 실태 등을 조사할 계획이었지만, 그가 출석을 거부함에 따라 일단 조사를 미루고 다시 소환 일정을 잡기로 했다.
특검은 블랙리스트 의혹의 정점에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21일 구속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혐의를 부인해온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은 구속 이후에도 진술 태도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현준 행정관은 2015년 한국자유총연맹을 비롯한 보수단체들이 국정교과서 지지 집회를 열도록 사주하고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자유총연맹 회원들을 동원했다는 의혹도 있다. 허 행정관과 자유총연맹 관계자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 이런 정황이 담긴 게 드러나기도 했다.
허 행정관은 작년에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을 부추겨 ‘관제 시위’를 하도록 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조사를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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