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이영복…정·관계 마당발에 사업 로비 귀재
수정 2016-11-11 11:37
입력 2016-11-11 11:37
씀씀이가 크면서도 입이 무거워 ‘의리의 이영복’으로 불리기도 한다.
호텔 식당이나 고급 음식점 등에서 조금이라도 안면이 있는 사람을 만나면 묻지도 않고 먼저 식사값을 치르게 다반사여서 부산지역의 힘깨나 쓰는 사람 가운데 이 회장에게 ‘식사대접’ 받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도 회자된다.
특히 주요 사업추진을 위한 안전판으로 정·관계와 사정기관 등을 상대로 통 큰 로비를 벌여왔다는게 정설이어서 검찰에 신병이 확보된 이 회장이 입에 세간의 지대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이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1990년대 후반 전국적으로 주목받은 부산 다대·만덕지구 택지전환 특혜의혹 사건부터이다.
당시 동방주택 사장이던 이씨는 부산 사하구 다대동 임야를 사들인 뒤 이 땅을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일반주거용지로 용도변경하면서 1천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챙겼다.
원형 보존을 해야 하는 임야가 하루아침에 택지로 바뀐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설과 압력설 등이 난무했다.
국정감사에서 시작된 다대·만덕지구 의혹은 검찰 수사로 비화했고 이 회장은 수배령이 떨어진 1999년 도피해 2년간 행적을 감췄다.
부산시 최고위층 인사와 정치권 인사 여러 명이 이 회장 비리에 연루됐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았지만 2년만에 자수한 이 회장은 특혜의혹 대부분을 부인하고 횡령 등 일부 혐의만 인정해 재판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이때부터 이 회장은 ‘입이 무거운’ 사업가로 지역사회에서 알려졌고, 재기의 발판도 마련할 수 있었다.
이 회장은 자신이 건립한 해운대해수욕장 앞 오션타워 오피스텔을 거점으로 재기에 나서 부산지역 최대의 부동산개발사업으로 꼽히는 해운대관광리조트사업 즉, 엘시티 개발사업권을 따내는 수완을 보인다.
해운대 오션타워는 1990년대와 2000년대 부산에서 유명한 고급 주점이 있던 곳이다.
이 회장은 이 곳을 중심으로 지역 유력인사와 정치권, 경제계, 검·경 등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 만나며 친분을 쌓고 사업적인 발판을 마련한다.
이 과정에서 혼외자 문제로 물의를 빚어 결국 검찰총장직을 사임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도 연루됐다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채 전 총장의 내연녀로 알려진 A씨가 오션타워 최상층에서 카페를 운영하던 과정에서 채 전 총장을 만나 내연관계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회장이 두 사람 사이를 연결하지 않았냐는 등의 소문이 돌기도 했다.
당시 채 전 총장은 해운대를 관할하는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근무할 때였다.
이 회장이 사업권을 딴 해운대관광리조트사업은 해운대 극동호텔 부지와 인근 국방부 부지를 포함해 시작했으나 인접한 옛 한국콘토부지까지 포함하면서 2조7천억원대의 초대형 개발사업으로 확대된다.
이후 해운대관광리조트사업은 명칭을 엘시티 개발사업으로 바꾸고, 도시계획을 변경해 건축제한을 푼데 이어 당초 예정에 없던 주거시설까지 대거 포함하는 등 일사천리로 사업이 진행됐다.
사업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를 생략한 점이나 교통영향평가를 허술하게 받은 점, 사업부지 인근으로 도로 등 기반시설이 들어서는 점 등은 당시에도 이영복 회장이 아니라면 이뤄내기 어려운 결과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만큼 이 회장의 로비능력이나 정관계 연결고리가 탄탄하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또 ‘국정농단’의 장본인인 최순실(60)씨가 운영하던 계에 매월 1천만원이 넘는 곗돈을 넣으면서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 다양한 인맥에 주변을 다시 한번 놀라게 만들었다.
이 회장은 도피행각을 벌이면서도 최근까지 곗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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