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현 목사 성폭행 피해자 “치료과정에서 더한 경우도 보았다”

김유민 기자
수정 2016-08-05 08:40
입력 2016-08-05 08:40
한국 교계의 대표적인 청소년 사역 단체‘라이즈업무브먼트’의 대표 이동현(49) 목사가 과거 자신의 지위를 앞세워 당시 여자 고교생과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목사는 이 사실이 알려진 뒤에 대표직을 사퇴했다. 라이즈업무브먼트 홈페이지 화면 캡처
뉴스앤조이가 지난 4일 공개한 편지 내용에 따르면 A씨는 “많은 사람이 왜 이제야 이 이야기를 꺼내 놓는지 궁금해 한다고 들었다. 저는 보복 의도 없이 2007년 있었던 유럽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후, 저와 같이 외로움 속에 아무에게도 말을 못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있을 아이가 있는 것 같아 용기를 내어 인터뷰 요청에 응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성직자 성 관련 스캔들, 성범죄, 성추행 문제가 있는 사람이 단 한 사람뿐이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치료받는 과정에서 저와 비슷한 사례, 더한 경우를 보고 들었다. 더 어린 나이에 발생한 일일수록 한 인간이 더 기능을 못 하는 정도로 상처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을 목격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한 사람만 처벌하고 생매장해서는 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 사회가, 교회 제도가, 잘못된 문화와 인식이 성도들뿐 아니라 성직자들까지도 성범죄에서 보호해 주지 못하고 있다. 양쪽 다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현 목사는 A씨에게 “하나님께서 남성을 더 공격적이고 정복욕이 강하도록 창조하셨기 때문에 성적인 욕구가 강하며 실수하기도 쉽고, 또 실수해도 용서받을 수 있다는 원리를 가르쳤고, 여자는 소극적인 성향으로 창조되어 성적인 죄를 범하게 되면 큰일이 난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금 혹시라도 과거에 성직자와 성관계를 한 후 ‘주의 종을 죄에 빠지게 한 내가 죄인’이라는 수치심과 죄책감과 괴로움에 혼자 고문당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지금 혹시라도 목사 이름과 명예에 해를 끼치면 하나님나라에, 하나님의 이름에 누가 될까 두려워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있는 분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알아 달라”며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외롭더라도 포기하지 마세요. 제가 당신의 아픔을 이해합니다”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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